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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meross Apr 02. 2024

의지가 사라지는 병

내가 느낀 우울증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어도 힘들다.


처음에는 자신의 무력함과 나약함 게으름을 탓하게 되지만

사실은 그런 문제가 아니다.


이건 내가 잘못해서 혹은 나약해서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 

치료해야만 하는 병인 것이다.


의지와 의욕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이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문다.


이 상태가 반복되게 되면 다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또 증상이 신체적으로 나타나 몸의 기운이 없고 작은 고통도 크게 느껴지고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프게 느껴진다.


나도 마찬가지로 우울함과 무기력함의 빠져 살았다.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늪이었고 어찌 되든 상관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발버둥 치고 치료하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조금씩 회복되었지만

회복되고 나서도 삶이 이전과 똑같지 않았다. 


기억력도 많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업무에도 지장이 있었고 조금 방심하면 재발하기도 하였다. 


나의 노력과 가족들의 도움 그리고 적극적인 치료로 겨우 조금씩

우울함을 떨쳐낼 수 있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 지금도 계절성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불안장애도 겪고 있고

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기도 했지만 

예전과 달리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내가 어떤 상태인지 

왜 그런 것인지는 알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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