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뿌리내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정신과에 가는 것에 대한 인식은
조금만 아파도 가까운 병원 찾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정신병원에 가는
사람은 정말 미친 사람들이 갇혀 있는 곳이라는
극단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일종의 사회적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신과에 대한 이미지나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우울증이나 각종 정신질환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가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과거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세대에서는 우울증 같은 문제를 흔히
정신력이 약해서 또는 의지가 부족해서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울증을 겪을 때 마치 내가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빠졌다.
나를 자책할수록 점점 더 깊은 우울과
괴로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나는 깨닫게 되었다.
우울증에 걸리게 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그저 감기에 걸린 것 같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 어둠 속에서 괴로워하며 자신을
탓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멈추길 바란다.
마음대로 안되니까 병인 것이다.
그저 치료하면 되는
그리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감기와 같은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