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이겨내는 시간과 노력은
이루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길고 고되었다.
어느 날부터 조금씩 꽁꽁 언 만년설이 녹아내리듯
차츰 일상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어느새 내가 우울증 환자였다는 사실도
까맣세 잊어버린 채 나는 다시금 예전과
똑같은 삶 속으로 녹아들었다.
운동을 멀리하고 술을 많이 마시고
무리해서 일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고
불규칙적으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삶이 규칙들이 무너지자 내 정신또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오는 우울과 무기력에 불안까지 더해져
나는 또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처음 겪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빠르게 병원을 찾았고 다시 약을 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기에
다시 한번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우울증을 흔히들 마음에 감기라고 표현하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마음에 감기가 아닌
뇌에 찾아온 독감이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불청객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항상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