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나만의 세상으로.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다른 무리들이 잠든 밤.
난 미리 정해둔 가장 높은 바위가 있는 산의 방향으로 울타리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내가 뛸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그 산의 방향을 향해 무작정 달려나갔다.
이제 정해진 길은 내게 없다.
우리 무리들의 누가 정했을지 모르는 원래 있었던 그 길은 내겐 없다.
이 길은 나만의 길이다.
나 혼자만의 길이다.
얼마나 달렸을까?
목이 말라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을 마시던 때 나 말고 다른 무리들의 냄새를 맡았다.
처음 보는 동물들이다.
그들은 반짝이고 날카로운 눈을 가졌다.
무리의 수가 많아 보였다.
반짝이는 눈들이 별들만큼 많았다.
그리고 마치 몸을 진동해서 내는 소리를 길고 낮게 내었다.
그 소리가 위협적이었다.
숨이 헐떡거리지 않을 때까지만 기다렸다.
아주 천천히 움직여 목을 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