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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태와 태만 Nov 07. 2022

양으로 태어났다.(09)

다시 힘껏 달려본다.

지금이다. 다시 산 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낯선 무리들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발이 빨랐다. 

그들은 내 바로 뒤, 양 옆으로 나뉘어 나를 쫓아왔다. 

또 다시 나는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쏟아야 했다.

내 오른쪽에 있던 낯선 동물이 그들 무리 중 가장 빨랐다. 

그리고 이미 나와 가까워졌다. 

그 동물의 머리를 가까이서 보니 두려워졌다. 

무서운 기운이 가득한 눈, 날카롭고 긴 이빨 몇 개, 그 사이 흔들리며 위협하는 긴 혀. 

다리를 들어 올릴 때마다 드러나는 큰 발과 발톱. 

두려움에 발이 무뎌졌다. 

그 동물이 내게 몸을 던졌고 나는 그 동물의 양 앞발에 밀려 넘어졌다. 

그 동물과 한참을 굴렀다. 

그 사이 그 동물의 앞발에 옆구리를 한 번 채였고, 날카로운 이빨에 뒷다리를 물렸다. 

이대로 멈췄다간 또 다른 쪽에서 오는 무리들에게도 공격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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