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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치남 Jul 10. 2024

이별, 이혼, 사별 등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는 법

김형경 님의 [좋은 이별] 참조.

  안녕하세요. 책으로 치유하는 책치남입니다.


  지난 회에 상실의 아픔으로 인해 나타난 심리적 정신적 증상들과 그것을 유발한 원인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건 떠나보내는 일은 무한한 고통이 따릅니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치유에 나서는 것이 애도 작업입니다. 애도 작업을 간과하면 심리적, 정신적 질병에 시달리고 인생 전체를 망칠 수 있지만 애도 작업을 잘 마무리하면 다시 건강한 인생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하면 애도 작업을 잘 진행하여 생애 초기에 묵은 상실감까지 치유할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에는 100가지도 넘게 나오는데 시간 관계상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20가지만 저자가 직강 하듯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애도 일지 기록하기


  상실의 아픔으로 인해 발생하는 내 안에 감정들과 이상 행동들을 그대로 종이에 옮겨 적는 것입니다. 매일 쓰려고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꾸준히 쓸까 고민해 보세요. 편리하게 핸드폰 다이어리에 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언제 어디서든 작성이 가능하니까요.


  '헤어진 지 며칠이 지났지만 난 아직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듯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때때로 멍하게 창 밖을 바라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오늘도 지하철을 반대로 탔다. 우산도 두고 내렸다. 밤에 침대에 누우면 그녀가 생각이 나서 미칠 것만 같다.'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2. 애도 작업의 속도를 늦추기


  빨리 그 사실을 잊을 수 없다고 억지로 잊으려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할 뿐입니다. 애도 작업은 사람마다 또 상황에 따라서 각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정리해 나아가는 참을성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3.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룬다


  애도 작업을 하는 상태에는 제정신일리가 없습니다. 심리적,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시기이므로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일을 처리하게 됩니다. 퇴직을 한 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 않고 사업을 벌인다든지, 이별한 후에 바로 유학이나 긴 여행을 떠난다든지, 한 달도 안 돼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든지, 직장을 그만둔다든지 하는 중차대한 사안은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이별을 핑계로 외국으로 나가봤지만 더 큰 후회와 상처만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성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 최대한 뒤로 미뤄야 합니다. 작가는 애도 작업에 3년 정도가 걸렸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최소한 1년은 모든 중요한 결정을 미뤄야 하지 않을까요?


 4. '취급 주의' 상태임을 이해하기


  '취급 주의'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빨간 테이프로 박스에 부치고 빨간색 와인잔 옆에 취급주의라고 프린터 한 택배 박스가 생각났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은 심리적,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육체적으로도 취약한 상태입니다. 상실의 아픔을 잊어보겠다고 무리해서 일에 매진하거나 취미생활에 빠지거나 매일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은 취급주의 택배상자를 마구 집어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다루는 습관을 만들어 나가세요. 묵상이나 기도, 트레킹, 등산, 독서 등으로 마음 챙김을 해보세요.


5. 외부의 도움 청하기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입니다. 혼자서 애도 과정을 이겨내는 강철 멘털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다만 인격이 성숙해서 묵묵히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괜히 쓸데없이 잔소리나 해결법을 내놓으려고 하는 사람은 아예 만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없다면 전문 상담가를 찾아가세요. 절대 혼자 고민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7. 분노를 행동화하지 않기


  상실의 아픔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 중에 가장 조심히 다뤄야 할 것이 바로 분노입니다. 분노는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표출되며 심각한 경우 폭력까지 갈 수 있기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분노는 주로 자신보다 연약한 사람,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노 조절이 안된다면 상대방과의 만남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혼자 있을 때 자꾸 분노가 올라오면 가만히 눈을 감고 천천히 복식 호흡을 하거나 명상, 기도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 가라앉히기 작업을 해보세요. 


8. 비극화하지 않기


  상실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것이 모든 것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거야.' '앞으로 난 다시 직장을 가질 수 없을 거야.'. '앞으로 난 하는 일마다 망할 거야.' 등등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반대로 긍정확언을 하세요. '난 다시 누군과와 사랑에 빠질 수 있어.' '난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난 앞으로 하는 일마다 잘될 거야.' 이렇게 말이죠.


9. 몸과 마음에 휴식 주기.


  애도 기간에는 최대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괜히 집안 대청소를 한다든지 밀린 이불 빨래를 한다든지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미 지친 몸과 마음을 더 힘들게 할 뿐입니다.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는 것은 막 전쟁을 치른 군인과 다름없습니다. 몸과 마음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방도 최소한으로 정리하고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뒤로 미루어 놓던가 가족이나 지인에게 대신 처리해 달라고 부탁을 하세요. 그리고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명상이나 기도, 사우나, 산책, 가벼운 여행, 뷰 좋은 카페에서 책을 보거나 멍 때리기를 추천드립니다. 되도록 소란스러운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0. 뒤돌아 보지 않기


  그립다고 떠난 사람을 놓아주지 못하고 지인을 통해서 SNS를 몰래 살펴보거나 집이나 직장 근처를 서성이거나 함께 했던 장소에 가보거나 하는 일들은 상처에 소금을 뿌릴 뿐입니다. 특히 다시 만나 섹스를 하거나 사귀려고 시도하는 것은 정말 최악으로 내달리는 행동입니다. 저도 다 해봤습니다. 서로 좋은 추억마저 깨부수고 애도 과정을 원점으로 돌릴 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깨진 잔을 원상 복귀 시킬 수 없듯이 이미 깨진 관계는 원 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11. 숙면 취하기.


  불면은 애도 반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상태입니다. 오죽하면 고문의 한 방법으로 사용했을까요. 인간은 잠을 자는 동안 육체뿐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 회복 작용을 일으킵니다. 신경과 처방을 받고 약을 복용해서라도 꼭 숙면을 취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특히 최소한 잠자기 10분 전이라도 핸드폰과 텔레비전은 꺼놓고 완전 암흑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적막해서 오히려 잠이 오지 않는다면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2.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기


  애도 반응 중에 가장 위험한 것이 식습관의 변화입니다. 거식증과 폭식증이 이에 해당하지요. 굶는 것은 최악으로 몸과 마음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또한 충분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되 과식은 피해야 합니다. 저는 불안하고 초조하면 초스피드로 폭풍 흡입을 하는 스타일인데 이것도 좋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천천히 재료 저마다의 특성 맞추기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고 음미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애도 기간 중에는 모든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특히 신경성으로 인해 장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합니다. 먹어서 속이 편안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특히 음주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과음하게 되면 습관처럼 술에 의존하게 될 것이니까요.


13.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애도 과정 중에 당신은 끊임없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지?'라고 스스로 질문하게 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상대방 탓이라고 분노할 수도 있고 자기 탓이라고 자책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애도 작업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에너지 낭비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내게 된 일은 그렇게 쉽게 설명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떠난 이유가 당신이 지나치게 간섭을 해서, 혹은 그 사람이 못되서라고 분석을 하고 자책하거나 분노한다고 해도 상실의 아픔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 할 일들을 해나가면서 털어내야 합니다. 


14. 수치심 갖지 않기


 실연이나 이혼을 했을 경우 수치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고 떠난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인생 전체를 실패했고 철저하게 버려졌다는 감정이 나를 지배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인생의 지극히 일부분을 잃어버렸을 뿐입니다. 더 많은 것이 남아있고 애도 작업을 잘 마무리하면 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남의 시선 따위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어디를 가든 당당하게 어깨를 피고 걸어보세요.


 15.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기


  애도 기간에는 이전에 했던 많은 일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 이혼 후에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했고, 트레킹을 하다가 지금은 등산까지 하고 있습니다. 미친 듯이 책도 읽게 됐고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도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자신한테 맞는 즐거운 일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16. 자조 모임 찾아보기


  미국 영화 같은 데를 보면 알코올 중독자들이 체육관 같은데 동그랗게 앉아서 서로의 감정을 순서대로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그렇게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모임에 들어가서 동일한 아픔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 나만의 문제가 아니구나'라고 느끼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동질감은 심리 치유에 있어서 매우 큰 작용을 합니다. 저는 교회를 다니다 보니까 교회 소모임에서 주로 저의 감정을 나누면서 치유를 받습니다. 물론 회원들과 리더들이 침묵하고 들어줄 줄 아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17. 삶의 의미와 목표 생각하기


  사랑하는 대상을 잃게 되면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 인생도 다 날아가버린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이럴 때 다시 한번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목적의식과 무엇을 해 내고 싶은가 하는 삶의 목표를 정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힘들지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겁니다. 저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는데 책 읽는 것은 할 수 있더라고요. 그게 지금 책치남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분명히 한 가지씩은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점점 지경이 넓어지게 되고 어느새 활기차게 변한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18. 타인을 돕기


  예전에 어떤 책에서 본 건데 상실의 아픔으로 자살을 시도하려는 한 남자에게 신이 한 가지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장애인 요양소에 가서 하루만 봉사하면 너의 죽음을 허하겠다.'


  남자는 '하루 정도야 뭐' 하면서 요양소에 가서 봉사를 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한 달이 넘었는데 남자는 신을 찾지 않았습니다. 신이 남자를 찾아 물었습니다. '이미 약속한 하루가 지났는데 왜 죽으려고 하지 않느냐?'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이제야 제가 살아갈 이유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가장 크게 삶의 보람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고 진심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저도 가장 힘들었을 때 책치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다른 사람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세요.


19. 이왕이면 정신적인 장소에 머무르기


  종교가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없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쭉 교회를 다녀서 상실의 아픔을 항상 교회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며 보냈습니다. 그때 느끼는 평안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교가 없는 분들은 새벽에 집 근처 정상적인 교회에 가서 조용히 앉아서 그 영적인 기운을 느껴보기를 추천합니다. 대게 새벽 5시에 시작하고 아무 때나 자유롭게 나올 수 있고 아무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20. 추억의 물건 정리하기


  애도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상대방이 떠오르는 모든 물건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너무 귀해서 버릴 수 없는 것도 지인들에게 줘버리거나 당근에 내놔서라도 정리해야 합니다. 아는 지인이 남자와 함께 살던 집에서 나온 지 6개월이 됐는데도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리해서 보내지 못하는 남자도 그걸 가져오지 못하는 여자도 미련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도 작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별한 시점에서 멈춰서 있다면 더 오랜 기간 동안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만 떠나야 할 것들은 떠나보내주세요. 사람이든, 추억이든...




  결론 맺겠습니다.


  오늘은 상실의 아픔을 잘 마감할 수 있는 애도 작업의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비가 오면 땅이 더 굳어지듯이 언젠가 여러분이 애도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나면 오히려 더 단단해져 있고 활기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간절히 원하고 행동하는 만큼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요.


  제가 오늘 준비한 영상은 여기까지고요, 이상 책으로 치유하는 책치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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