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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우울증 증세의 심각함. 

  우울증을 겪으면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갑자기 죽고 싶을 만큼 기분이 다운되는 것이다.

 자살충동


  어떨 때는 인간관계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나 자신의 현실로 인한 비참한 기분으로 원인이 분명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이유도 없이 다운될 때도 있다.


  이전에 하이틴 스타가 아이들을 두고 자살한 사건이 가끔 떠오른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요즘은 우울증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그랬을까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뒤를 돌아보니 가장 위험한 때가 막 결혼해서 매일 아내와 다투고 매일 술을 들이붓고 자살사이트를 기웃거렸을 때이다. 그와 같은 전쟁터에서 아이들만 의지하며 살다가 결혼 15년 차에 다른 여자와 교제하다가 아내에게 발각되었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아이들에게 파렴치한 아빠로 낙인찍히고 좁은 북경 한인 사회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이혼 판결이 나기까지 2년 정도 툭하면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족뿐 아니라 주위에 모든 지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한동안 정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자살하고 싶은 사람 곁에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이해해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다.'


  라는 어떤 전문가의 말이 내가 겪어보니 참 많이 공감이 된다.


  막 결혼해서 죽고 싶었을 때는 나를 매일 찾아와 교회를 가자는 어느 자매의 권유와 위로 때문에 살게 되었다. 지금은 필리핀에 선교사 사모로 가있는데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면서 친정 여동생처럼 여기고 살게 되었다.


  결혼 15년 차에 이혼 전후로 죽고 싶을 때도 필리핀까지 전화를 해서 상담을 받을 정도로 인생의 위기가 오면 연락을 하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서 아내와 별거 중인 지인 형님과 통화를 하면서 위로를 받은 것이 많은 힘이 되었다.


  한국에 막 와서는 갑자기 다운이 되면 아산에서 과수원과 카페를 하는 동생네를 찾는다. 자연 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곤 했다.


  물론 어머니와 동생은 내 인생 내내 나에게 큰 버팀목과 위로가 되었다. 아이들은 언제나 존재 자체 만으로 위로와 힘이 된다. 


  지금도 가끔 마음이 급격히 다운될 때가 있지만 다행히 죽고 싶다는 생각까가지는 않는다.


  '잘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고민이 많.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았지만 이혼 후 6년 정도의 다양한 노력과 신의 도우심, 가족과 지인들의 보살핌, 그리고 6개월 정도의 약물 치료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는 툭하면 나의 생명조차 포기하고 싶은 나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나로 변하고 있다. 정말 감사 또 감사하다.


  자살충동, 이제 내 인생에서 꺼져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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