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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치남 Nov 25. 2021

우울증에 해가 되는 것?

우울증 치료 방해 요소들.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권하지 않는 것들과 내가 피부로 경험하면서 우울증에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자제하거나 멀리한다.




  음주

  난 술을 엄청 좋아했다. 그래서 술집을 한적도 있다. 그러다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게 되면서 12년간 끊었다가 이혼 전후로 가끔 맥주 한잔 하던 게 인이 박히고 매일 마셨다

  특히 외롭거나 울적하거나 힘들 때 술을 마셨다. 다른 사람들은 기분 좋을 때 술 마시는데 너는 왜 기분이 나쁠 때만 술을 마시냐고 반문하는 친구도 있었다. 난 술을 기분을 업시키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때는 마실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서문이 길었는데 어쨌든 의사 선생님들은 술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자꾸 술을 의지하면 치료가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 자신도 술로 인해서 금전적으로나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여 술을 끊었다. 지금은 술을 끊으니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가벼워서 좋다. 개인적으로 가볍게 술을 마실수 있는 사람들은 관계없지만 나처럼 자제가 안 되는 사람은 아예 끊는 게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인간들

  세상을 살다 보면 제일 힘든 것이 인간관계다. 세상에서 태어나면서 나도 원하지 않게 가족이라는 뜰안에 갇힌다.  먹고살아야 하고 외롭지 않으려고 또 다른 힘든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특히 개성이 지랄 맞은 사람들과 반대로 잘난 친구들, 그냥 주는 것도 없이 싫은 사람들을 난 피하는 편이다. 그냥 만나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이상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보통사람들은 이걸 잘 풀어갈 방법이 있겠지만 나 같은 우울증 환자의 경우는 기껏해야 억지로 참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오랫동안 나의 몸과 정신을 지배한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피한다. 억지로 만나게 되면 꼭  필요한 말 외에 하지 않는다.


  하기 싫은 일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냐?'

 

  어른들이 늘 하시던 잔소리다. 이제 반평생 살다 보니 대충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하지만 난 가족이나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되도록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

  돈 버는 일, 가사노동 등은 하기 싫어도 하지만 아래 일들은 하지 않는다.


  [재무]

  그중에서 돈 관계된 업무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회사에서 매달 실비처리를 하는 것도 머리가 아파 직원을 시킨다.                

  한 달에 개인적으로도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가 나가고 얼마가 저금되는지만 안다. 가계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세부내역을 알아야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지출 줄이다가 머리가 깨질 것 같아 포기했다. 그래서 그런지 은행 직원 분들을 매우 존경한다. 그냥 즐겁게 살고 싶다. 안다고 더 절약될 것 같지 않다. 괜히 기분만 더 상할 것 같다.


  [투자]

  주위에서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하도 권유를 해서 책을 몇 권 들여다봤다. 나같이 과도한 열정을 가진 놈은 발조차 들여놓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는데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책만 봐도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고 나 자신이 더 한심하게 느껴져서 바로 접었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




  잔소리

  어려서부터 잔소리를 너무 싫어했는데 반백살이 되니 정말 듣기 싫다. 회사 상사로부터 한 소리 들으면 한 달간 기분이 엿같거나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난다. 그래서 나도 부하직원이나 아이들한테 침묵하려고  노력한다.



  소음 

  차 소리, 크게 튼 음악, 꼰대들 큰소리, 층간소음, 도심지의 까마귀 소리 등. 난 소리에 유난히 민감하다.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신경이 예민해지고 기분이 다운된다.

  그에 반해 새소리,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 개울 흐르는 소리, 파도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힐링이 된다. 도시를 떠나 살고 싶은 이유다.


  의미 없는 주말 보내기

  특히 주말에 집에서 멍하니 텔레비전 보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나 자신이 한심해 보이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삶이 무기력해진다. 한 주의 시작 자체가 기운이 빠지고 의욕이 없어진다. 그래서 주말에는 꼭 자연을 찾는다.


  종합해보니 모두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들이다.


  'X은 더러워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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