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트럼프의 통치행위
며칠 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취임초기이니 만큼 앞으로 펼쳐질 그의 정책을 기대반 우려반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여느 전임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그 자신을 포함하여 첫날부터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행정명령을 마구마구 쏟아냈다. 단 이틀 동안에만 일흔두 개의 행정명령을 쏟아내면서 전임행정부의 그릇된 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술하기 시작했다. 취임초기에 행정명령을 양산하는 것은 트럼프만의 기행이 아니라 일종의 관례다. 모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전임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로 덧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행정명령이라는 고유의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한다. 주지하다시피 새 정부가 행정명령을 '쏟아내는' 가장 큰 이유는 짧은 기간 내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전임정부의 흔적을 지움과 동시에 정책방향을 대대적으로 전환시키고, 정부의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그리고 잘못된 정책기조를 수정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싶다.
오늘까지(2025년 1월 22일)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일흔두 가지다. 트럼프 1기(2017-2021) 전기 간 동안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이 모두 220개였다. 일흔두 개는 그가 1기에 행정부에서 서명했던 모든 행정명령서에서 33%에 해당되는 숫자다. 그가 제1기 첫해에(2017년) 발효시킨 행정명령서는 단(?) 55개에 불과했음을 상기하면 일흔두 개는 과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쏟아낸 이유가 무엇일까? 불쑥 떠오르는 느낌은 일단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트럼프행정부 2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반적이고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한 상태에서 출범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과, 인종 그리고 모든 직업군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는 안정적이라는 지표를 보여준다. 그리고 시급하게 고쳐야 할 국가중대사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심층적으로 그리고 다각적으로 분석하겠지만 일반인의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 가장 납득하기 쉬운 분석은 '기선제압'용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기강이 어지러워져서 하루빨리 바로잡아야겠다는 각오와 결심을 부각해 향후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일종의 심리전 전술의 하나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행정명령은 그 구속력이 일정하지도 않고 지속적이지도 않다. 당장 그 위력은 발휘되겠지만 대분분의 경우 일시적이거나 상징적인 제스처로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판단되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명령'이라는 고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행정명령이 실효적 성과를 거두려면 최소 두 가지 이상의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첫 번째 것은 합법성의 시시비비를 통과해야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헌법에 기초하여 움직여지는 나라다. 당연한 것을 뭐 하러 굳이 강조하느냐고 핀잔을 줄 수 있겠지만 최근 아시아의 어떠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헌법문란사태를 보라. 헌법에 공고히 기반하여 움직여지는 나라는 실제로 많지 않다. 각설하고...
행정명령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반헌법적인지 아닌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여론전이 벌어질 것이고 의회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종판단은 당연히 연방대법원에서 가려진다. 문제는 시시비비가 길어질수록 소위 약발이 떨어진다. 일회성 또는 단기적 성과에 그치는 이유다. 두 번째 관문은 야당의 반발이다. 야당에서 걸림돌이나 방해장치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 것이고 입법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다. 또 한 가지 걸림돌이 오로지 미국에서만 존재한다(?). 연방정부는 당연히 최상위의 권력기구지만 주마다 자치권을 주장하면서 제멋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연방정부에서 아무리 강력하게 경고해도 주정부산하의 기관에서 거부하게 되면 아무리 서슬 퍼런 행정명령이라도 실효성을 보장받기가 어렵다.
연방의 해당기관에서는 행정명령이 권위를 가지겠지만 일반시민에게까지 와닿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행정명령이 일반인의 실생활에 까지 영향을 끼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미국에 주소를 가지고 살고 있는 거주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고 또 직접적으로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몇 가지 행정명령이 전면에 등장했다. 그 '몇 가지'를 논하고자 한다.
몇 가지 1: 마약조직을 테러리스트단체 간주하여 제압한다.
'마약과의 전쟁'이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은 1971년도 닉슨행정부 초기였을 것이다. 그 이후 마약문제는 모든 행정부의 단골이슈로 자리 잡았다. 마약조직의 소굴을 들쑤시거나 마약사범을 잡아이는 것은 통치권의 권위를 인정받기 위한 최적으로 수단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마약이슈를 정권의 안정을 꾀했던 대통령은 아버지부쉬였다. 그의 전임대통령이었던 레이건행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선전했던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정책을 기반으로 하여 아예 하나의 정책적 노선으로 세웠다. 1986년 The Anti-Drug Abuse Act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강력한 사회적 정치적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그 효과 덕분에 출발은 그럴듯했다. 전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고 경찰력과 준군사력까지 동원하면서 마약문제가 미국사회에서 뿌리 뽑여나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후 모든 대통령이 마약문제를 최우선의 과제로 다루었지만 오늘날까지 마약문제는 미국의 최대 치부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1980년대 중반 아버지부쉬행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숨겨진 의도와 목적은 전임이었던 레이건행정부의 라틴아메리카 정책을 완수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레이건시기 중남미는 시쳇말로 미국의 뒷마당이었다. 무소불위의 군사력으로 그 당시 사회주의사상으로 무장한 게릴라세력을 무력화시키는 군사작전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었다. 요인납치와 암살과 민간인 거주지역의 파괴 등등 온갖 불법적이고 무자비한 군사작전이 누구의 제제나 제약 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준전시상태나 다름없는 사태를 바라본 지구촌은 미국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규탄하고 비판이 심화되자 차선책으로 내세운 것이 마약과의 전쟁이었다. 마약소굴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밀림지역에 은거하는 게릴라집단을 발본색원하는 작전을 지속했다. 그러나 마약과의 전쟁은 명분이었을 뿐 미국의 중남미정책에 반기를 든 정권을 교체하거나 길들이는 것이 진짜 속뜻이었다. 그 당시 중남미에서 극우정권이 들어서는 도미노현상이 있었다. 파나마 대통령 노리에가를 반민주정권의 독재자로 규정하고 급습하여 체포한 것은 가장 상징적인 사건의 하나였다.
트럼프 2기에 들어서서 다시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과연 이번 것 역시 명분에 불과한, 본질은 중남미 길들이기 정책은 아닐까? 미국 내 마약조직을 발본색원한다면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고픈 정책이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불가능에 가깝다. 생색내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미국 내에 만연하고 있는 중남미계열의 이민자 내지는 불법체류자들을 추방시키기 위한 합법적 구실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으로 보는 이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남미의 민중들이 겪어야 할 트라우마다. 마치 윤석열이 게엄을 외쳤을 때 전두환정권 때 살인적 게엄 경험했던 나 같은 386세대가 치를 떨어야 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몇 가지 2: 파리협정(가칭: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선언이다. 탈퇴이유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면 미국의 입장 더더욱 트럼프행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다. 유엔의 주도하에 거의 모든 나라(195개국)가 서명한 협약이라 선뜻 미국의 태도 더군다나 트럼프 개인의 태도는 도무지 납득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인류가 지금까지 이룩한 문명의 세계를 환경의 파괴로부터 구원할 절대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가치로 모두가 인정하는 듯한데 왜 유독 미국만이 반기를 들고 튀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일까?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2021년 버전의 파리협정을 들여다보면 미국에게는 온갖 불합리한 조건이 나열되어 있다. 파리협정의 기초를 마련했던 교토의정서(2015년)에는 무척 단순하게도 탄소배출량에 대한 규제조건이 중심적 과제였다. 그 당시 미국의 입장에서는 세계경제를 또다시 주무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듯하여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부적 사항을 논의했던 2021년 파리에서 개최되었던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에서 그 내용이 180도 바뀌어 버렸다. 우선 회원국이 대폭 늘어났다(40개 국가에서 195개 국가로), 선진국중심의 의정서 내용이 개도국의 사정을 반영하고 고려한 정책으로 전환되었다. 즉 탄소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감축과 책임을 더욱 강화하였다. 게다마 매 5년마다 감축량을 투명하게 보고해야 하는 의무조항을 삽입하여 '미국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어버렸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탄소정책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던 브릭스(러시아, 중국, 인도 그리고 브라질 등등)를 조절통제하려던 애초의 전략이 무산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 것이다.
재계, 특히 에너지산업의 담당자들은 기후협약에 뿌리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후위기라는 어젠다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허구라고 일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과 몇십 년에 불과한 지극히 짧은 기간 동안 모아놓은 자료를 가지고 기후위기를 운운하는 것에 신랄한 비난을 퍼붓는다. 민주당은 집권할 때마다 에너지업체와 날 선 대립을 일삼는다. 트럼프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봐도 그렇고 당차원의 정책적 입장에서 봐도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국내와 국외에서 누가 뭐라 하든 파리협약을 파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더군다나 선진국의 책임과 의무조항(주로는 추가비용)을 가중시켜 놓은 파리협약에 더 이상 흥미를 잃었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파리협약에서 탈퇴함으로써 얻게 될 이득(?)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익은 에너지 자원의 개발이다. 지상에서의 채굴, 해저유전의 개발, 그리고 더 나아가 원자력발전까지 전방위적으로 에너지개발 정책을 밀어붙이게 된다. 오래전 집 나간 각종 제조업체를 다시 불러들이려면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줘야 한다. 물론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더욱 서두르지 않겠는가... 탄소배출량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도 매력적일 것이다.
민간에 끼치는 영향 역시 집적적일 수 있다. 일단 에너지가격의 하락이 예상된다. 에너지가격의 하락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생필품의 가격하락을 유도할 것이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실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징후로부터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초래한 사회적 문제는 그 어떤 구실이나 논리로 잠식시키지 못한다. 파리협약으로부터의 탈퇴가 한시적일 것인지 항구적일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몇 가지 3: 출생시민권제의 폐지
선거공약을 그대로 실천했다. 그 내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한국에서는 또는 한국인에게는 원정출산의 빌미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 특유의 잔머리문화의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에 두 손 들어 환영하는 정책이다.
출생시민권제도의 폐지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의 변환을 예고한다. 이민제도 자체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까... 이민제도로 지금의 미국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러나 이제 제도의 수정과 보완은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활짝 열려있던 대문은 걸어 잠그고 창살로 만들어진 쪽문을 통해 선별해서 이민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주류사회의 의지로 해석된다. 아마도 제도는 축소시키고 취업비자를 대폭 수정보완하여 고급인력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민제도를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보인다.
출생시민권제의 폐지라는 행정명령이 실효적 성과를 거두려면 당장 수정헌법 14조의 시시비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수정헌법 14조에는 출생지주의의 구실을 만들어준 구절이 들어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및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사는 주 시민이다." 수정헌법 14조를 옹호하는 민주당에서는 출생시민권제의 폐지를 명령한 행정명령이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정헌법 14조의 근본적 의미를 재해석하려는 트럼프와 공화당 내의 추종세력은 오히려 원정출산과 같은 행위는 출생지주의를 호도한 불법적 행위로 간주한다. 1868년 비준된 수정헌법 14조의 탄생배경에는 흑인과 원주민 그리고 그 당시 노동이민자에 해당하는 중국인 자녀를 공화당의 표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즉 부모의 출생지주의를 확인하고 주장한 것이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의 시시비비는 아마도 곧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22개 주에서 이 행정명령에 반발하여 연방대법원에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연방대법원도 그렇고 일반적 여론 역시 트럼프의 수정헌법 14조 해석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파생적으로 발생할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불법체류자의 강제구인(체포) 및 추방 정책을 즉각적이고 항시적으로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출생지주의의 재해석은 불법체류자의 자녀들까지 강제적으로 추방시킬 수 있는 구실 내지는 법적근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몇 가지 4: 세계보건기구(WHO)의 탈퇴
생뚱맞게 유엔기구의 하나인 WHO에서 탈퇴하겠다니? 언 듯 이해가 안 된다. 탈퇴이유는 코비드사태다. 코비드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보건기구의 역할이 절실했지만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게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탈퇴의 변이다.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결정적 원인은 중국의 지나친 간섭이었음을 서슴없이 지목했다. 대략 그림이 그려진다. 중국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세계보건기구에 더 이상 머물러있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결정적 이유는 '회비'다. 책임 있는 국가로서 기구의 운영을 도맡아 하던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탈퇴효과는 즉각적이다. 인력과 재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자처했던 미국의 탈퇴로 세게 보건기구는 붕붕괴적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 휘둘렸던(?)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이 떠맡으면 되지 않을까 하겠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중국 역시 주도적 역할을 떠맡기에는 거리가 멀다. 전문인력을 파견할 여건도 되지 않고 재정을 도맡아 할 만큼 책임적이지도 않다. 무엇보바도 코비드확산의 주범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한 상황에서 책임적 역할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을 지지할 국가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미 코비드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보건정책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독자적으로 만들어지고 알아서 해결되었다. 굳이 통일적인 행동강령이 필요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몇 가지 5: 멕시코만의 명칭 변경
미국우선주의의 정책적 강령을 가장 극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주는 행정명령이라고 생각한다. 혹하면 트럼프독트린을 선포하려는 사전포석이 아닐까? 명칭만 살펴보면 지극히 지리학적 의미만을 담고 있다. Gulf of America , 남북미 대륙을 통칭하는 America 사용했다. 특별히 논쟁거리를 찾기도 쉽지 않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주변국이자 당사국인 멕시코에서 조차 무덤덤한 반응을 내비쳤다. 멕시코 대통령인 Claudia Sheinbaum, 그녀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발표되자 "그렇게 부르든 말든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다. 우리를 비롯한 세계는 멕시코만으로 부를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구글 역시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아마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국내용으로 사용할 의도로 만들어진 행정명령이다. 지역적으로는 그 효과가 유별나다. 예를 들면 트럼프가 가장 사랑하는(?) 플로리다(주)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 행정명령으로 끼쳐지는 효과는 대단하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앞바다를 Gulf of America로 불렀다. 걸프만에 포진한 주는 플로리다, 텍사스, 루이지애나 그리고 앨라바마 모두 네 곳이다. 모두 트럼프의 텃밭이다.
개인적인 해석임을 전제로 한다. 두 차례에 걸쳐 그것도 극적인 결과로 대권을 거뭐진 트럼프는 자신의 자녀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정치가문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큰 딸을 비롯해서 아들들 역시 정치적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대를 이어서 대통령을 배출하는 가문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치적 발판이 없었던 자신의 처지와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찾으려 할 것이다. 자녀들에게 자신의 텃밭을 물려주는 것이 인생말년 자신의 최대 업적이 되리라 믿고 있을 것이다.
몇 가지 6: 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다양성·형평성·포용성 행정조치의 폐기
이 행정명령에는 따로 제목이 붙어있지 않다. 바이든정부가 취했던 '행정명령'을 중지시키기 위한 명령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이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최대화한 정부의 정책을 폐기 한다고 하여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심층적으로 이해하려면 명령서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법적다툼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논리적으로 상당히 합리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illegal DEI and 'diversity, equity, inclusion, and accessibility' (DEIA) mandates, policies, programs, preferences, and activities in the Federal Government, under whatever name they appear." '불법적'으로 적용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들에 제동을 걸어두겠다는 의도를 확실하게 해 놨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방정부의 정책과 부서와 기관, 시설에 국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행정명령의 효과는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연방정부에 발급하는 여권, 신분증과 연방정부 건물에서 성정체성을 모호하게 표시하거나 보호해 주던 항목과 시설들이 사라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즈음에 미국 내 LGBTQ(성소수자)로 분류되는 인구비율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공식적인 인구조사에서는 이 항목이 빠져있었다. 당연한 결과이겠으나 의외였다. 때문에 성소수자를 조사한 곳은 모두 사설 통계조사기관이었다. 때문에 조사결과는 제각각이었고 얼추 짐작할 수 있는 정도의 숫자에 만족해야 했다. LGBTQ movement가 한창이던 2021-23년도 사이에 집중적으로 조사되었는데, 대략 5-7+%의 성인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LGBTQ로 규정했다. 이 중에서 트랜스젠더는 약 1.3%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시기에 LGBTQ의 숫자가 급증(?)한 원인이다. 2016년에 William Institute(UCLA)에서 실시한 비슷한 조사에서는 단지 0.6% 불과했었는데 2022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1.6% 로 소폭상승했음을 보여주었다. 조사기관 그리고 조사방식에 따라 결과가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시기 Gallop의 조사에서는 무려 7.6%의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같은 시기에 실시한 Pew Research의 조사에서 청소년의 LGBTQ 비율이 5% 정도로 조사되었다. 필자가 알기로는 이 시기 공립학교를 비롯하여 언론, SNL에서 대대적으로 LGBTQ movement가 일어났던 시기다. 바이든행정부에서 야심 차게 밀어붙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들이 사회전반에서 효과를 발휘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2020년 실시된 연방정부의 인구조사에서는 직접적으로 LGBTQ를 조사하지 않고 동성 간의 결혼을 조사했었다. 동성 간의 결혼커플이 0.5%, 동성 간의 비결혼커플이 0.4% 로 조사되었다. 이 둘을 합쳐도 1%를 넘기지 못했다. 각 주마다 사정이 각각인 것도 트럼프행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는 구실로 작용한다. 이 행정명령서에 강하게 반발하는 주는 캘리포니아, 워싱톤, 오레곤, 위스콘신 등등 민주당이 장악한 몇 개 주에 국한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위스콘신주의 경우 다수의 선거인단수를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선거에서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승부처이기는 하지만 이 두 곳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라 공화당에서는 이미 버린 패나 다름없다. 그들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다. 그러나 대법관의 성향이나 현재 여론의 추세를 보더라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즉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은 한결같이 유지하지만 극단 하게 적용되는 경우, 예를 들면 제3의 성(트랜스젠더), 공립학교에서 LGBTQ 교육, 역으로 인종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Black Live Matter 등등에 대해서는 무관용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