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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리딩 Mar 16. 2022

はなちゃんのみそ汁

하나와 미소시루 │감동 실화 에세이, 잠시 쉼표 찍고 숨고르기

쉰한 번째 일본어 원서 완독


미리 보기 및 리뷰 읽기 - 일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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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딸, 그리고 때때로 남편

첫 장을 넘기면, 세로 선에 맞춰 또박또박 연필에 힘을 줘 꾹꾹 눌러쓴 초등학생의 글씨가 먼저 독자를 반긴다. ママへ (엄마에게)로 시작하는 글자를 담담히 읽어 나가지만 곧 몇 행 지나지 않아 코끝이 시큰, 목울대가 뻐근해지며 일렁이는 감정에 동요되고 만다. 


하나는 유방암으로 투병하던 엄마를 먼저 떠나보내고, 아빠와 둘이 씩씩하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예쁜 아이다. 새벽에 일어나 스스로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도 싸고,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도 있다. 항상 웃는 얼굴 하기, 다른 사람 욕하지 않기 늘 엄마가 강조하던 가르침도 작은 마음에 꼭꼭 새겨 두고 있다. 이제는 울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며 응원해 달라고 엄마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으며 이 어린 소녀의 기특함과 대견함에 어른인 자신이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이 에세이는 20대에 유방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엄마 치에가 자신의 투병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한 내용과 아빠 야스 그리고 딸 하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갑작스러운 암 선고, 암도 막지 못한 치에와 야스의 사랑과 결혼, 투병 생활 중 찾아온 기적 같은 아이 하나, 목숨을 건 출산, 호전과 전이를 거듭하며 행복과 고통 속에서 더욱 공고해지는 가족애의 모습이 정말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사실, 치에가 세상을 떠난 후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져 관심을 받으며 그림책,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림책



히로스에 료코 주연 영화



먹는다는 것의 중요함, 식탁의 힘


食べることは生きること

먹는 것은 살아가는 것 p.61



죽음과 맞닿아 생활하며 치에는 '먹는다는 것은 곧 살아간다는 것'이란 모토로 식생활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 껍질, 뿌리, 잎 등 식재료를 통째로 먹으며 영양분까지 고스란히 섭취하는 방법을 고수한다. 현미와 된장국 그리고 적당량의 고기와 생선을 곁들인 식탁의 힘으로 한때 건강을 회복하기도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 배만 채우는 식습관은 결국 건강에 적신호를 부채질한다. 온갖 첨가물 범벅인 간편한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을 줄이고 가급적 무농약, 유기농 식재료를 구입해 시간과 품을 들여 밥을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 것도 나 역시 먹는 것의 중요함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다섯 살 하나의 된장국


はなちゃんは、どうして、おみそ汁を作っているの?「お母さんとお父さんが笑ってくれるから」

하나는 왜 된장국을 끓여요? "엄마랑 아빠가 웃어 주니까요."  p. 198



엄마의 암 투병을 지켜보며 어린 하나는 철이 빨리 든다. 아이면 응당 과자, 사탕, 튀김 같은 음식을 먼저 찾게 될 텐데, 어른도 호불호가 강한 매실장아찌와 매실차, 현미밥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는다.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주기 위한 엄마의 가르침에 따라 불평 없이 새벽에 일어나 된장국을 끓이며 아침밥을 짓는다. 어린 딸에게 칼을 쥐여주고, 가스불 앞에 서게 만드는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엄마가 떠난 후에도 아빠를 위로하며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야무진 하나는 치에가 남긴 보물이자 선물이다. 앞으로도 씩씩하고 밝게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은?


いつか、千恵が言っていた。「私たちは何をそんなに急いでいるんだろう」と。二十代のころは、あまりに生き急ぎ、どれだけ大切なものを見落としていたことか。


언젠가 치에가 말했다. "우리는 왜 그렇게 서두르며 바쁘게 살고 있는 걸까"라고. 20대에는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오며 정작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놓쳤던 걸까 p.185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린 젊고 사랑을 했구나'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가사가 가슴팍에 꽂혔다. 왜 그렇게 깨달음은 늦을까. 왜 항상 시기를 놓치고 나서야 후회하게 될까. 어릴 때는 시간이 참 더디 흐른다 느꼈는데, 요즘은 덧없이 흐르는 시간이 야속할 때가 있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텐데...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 깨닫고, 후회하며 성장해 가는 것이 삶일 것이다. 다만, 깨달음이 너무 늦지 않길 바랄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건강,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잠깐의 여유.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지 말고, 오늘 지금의 삶도 소중히 보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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