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치넨 미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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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넨미키토(知念実希人)│
2018년 오키나와 서점대상 수상, 히로시마 서점대상 수상, 일본 서점대상 8위에 선정된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의 저자는 치넨미키토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로 의료 활동과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은행원 경력을 바탕으로 '한자와나오키', '변두리 로켓', '하늘을 나는 타이어' 등 유수의 경제 소설을 집필한 이케이도 준처럼 자신의 의료 경력을 바탕으로 본 작품을 저술했는데, 책을 읽기 전 그의 이력을 알고 있던 터라 역시 의사로서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전문적인 묘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2011년 '레종데트르(レゾン・デートル)로 제4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아메쿠 타카오 시리즈'가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출간하는 책마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알고 보니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영화로 유명해 구입해 두었던 가면병동(仮面病棟),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2022년 서점대상 후보 '유리탑의 살인', '리얼 페이스', '시한병동' 또한 모두 그의 작품이었다.
한창 열심히 원서 읽기에 재미를 붙이던 초반에, 읽고 싶은 책보다는 오디오북이 있는 책을 좀 많이 사모아 두었는데 그때 들인 책이다. 제목이나 표지가 썩 끌리지는 않아서 손이 가지 않았는데 북클럽 수요 조사를 해보니 의외로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읽게 됐다. 대략 1/3, 100쪽을 읽어도 딱히 흥미로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번 책도 꽝인가 싶었는데 웬걸? 중반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그 이후부터는 정말 밤을 꼬박 새워가며 단숨에 읽었다. 클럽이란 의무감 없이 그냥 혼자 읽었다면 50페이지 읽다 다시 책장에 고이 모셔둘 뻔했다.
어릴 적 사업 실패와 빚, 불륜으로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줄곧 원망하고 증오하며 살지만, 실종 후 추락사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원망의 말 한마디 되갚아 줄 수 없는 우스이 소마. 오로지 남은 빚을 갚기 위해 돈과 출세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는 수련의 실습을 위해 파견된 호스피스를 겸한 하야마곶 병원에서 뇌종양으로 여명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거액의 상속녀 유가리 타마키와 만난다. 머릿속에 뇌종양이라는 폭탄을 안고 하루하루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녀와의 만남으로 둘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교감을 나눈다.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전하지도 못한 채 한 달의 실습이 끝나고, 히로시마로 돌아온 그에게 어느 날 한 변호사가 찾아와 유카리의 사망과 유언을 전하는데...
ずっとこのときを待っていた。彼女が、弓狩環さんが命を落としたと聞いたあの日からずっと。弓狩環……ユカリさん……。硝子細工のように美しく、そして儚い微笑が脳裏をかすめる。もうすぐだ。もうすぐ、僕の前から彼女を消した犯人に会える。
줄곧 이 순간을 기다렸다. 그녀가, 유가리 타마키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날부터 줄곧. 유가리 타마키…… 유카리 씨……. 유리 세공처럼 아름답고, 덧없는 미소가 뇌리에 스친다. 이제 곧. 이제 곧 내 앞에서 그녀를 앗아간 범인을 만날 수 있다. p.4 プロローグ 중
작가가 툭 던져놓은 프롤로그의 이 내용이 독자에게는 퍽 강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시작한다. 1부에서는 평이하고 다소 밋밋한 듯싶은 전개로 상당한 복선을 깔아 두고, 2부에서 착착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통쾌함을 맛볼 수 있다. 우스이 아버지의 비밀과 유카리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라는 두 반전이 관전 포인트로, 2부의 재미를 흠뻑 느끼기 위해 다소 작위적인 1부를 꼼꼼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하다. 너무 자극적이고 심장 쫄깃한 극도의 긴장감이 부담스러워 추리소설을 기피하는 독자라도 이런 순한 맛 미스터리 로맨스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