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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리딩 Sep 11. 2022

52ヘルツのクジラたち

52 헤르츠의 고래들・마치다 소노



│도서 정보 및 미리 보기│



52ヘルツのクジラ。

世界で一番孤独だと言われているクジラ。

その声は広大な海で確かに響いているのに、受け止める仲間はどこにもいない。


52헤르츠의 고래.

세상에서 가장 고독하다고 알려진 고래.

그 소리는 광대한 바다에서 분명히 울려 퍼지고 있지만 들어줄 동료는 어디에도 없다. p.71





│학대받던 유년 시절│

이번 원서는 부모의 학대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치유와 성장을 그린 따뜻한 이야기다. 통계에 따르면 아동 학대의 80% 이상이 부모에 의해 행해진다고 한다.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간주해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 참 개탄스럽다. 


특히, 재혼 가정에서 법적으로 이어진 자녀를 학대하거나 이를 방관하는 친부모의 모습도 자주 보게 되는데 주인공 키코 역시 재혼 가정에서 지속적인 학대를 받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다. 자신을 데리고 재혼한 어머니는 계부 사이에서 남동생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린다. 작은 화장실에 갇혀 가족의 일원으로서 배척당하며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감내해 낸다. 키코는 자신을 '다른 고래들과는 주파수가 달라 절대 소통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52 헤르츠의 고래'라고 생각한다.




他の仲間と周波数が違うから、仲間と出会うこともできないんだって。

例えば群がものすごく近くにいたとして、すぐに触れあえる位置にいても、

気付かないまますれ違うってことなんだろうね。

今もどこかの海で、届かない声を待ちながら自分の声を届けようと歌っているんだろうなあ。


다른 고래들과 주파수가 달라서 만날 수도 없대.

가령 무리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해도, 바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해도,

눈치채지 못한 채 지나쳐 버리겠지.

지금도 바다 어디선가 닿지 않을 소리를 기다리며 자신의 소리를 전달하려 외치고 있겠지. p. 72




│인생을 구원해 준 '안'과의 만남│


彼女はもう、介護は出来ません。

こいつが病気になって死ねばよかったのに。

そう言った口で、彼女を娘と呼ばないでくださいませんか。


키코는 더 이상 간병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계집애가 병에 걸려 죽었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말했던 입으로 키코를 딸이라고 부르지 말아 주실래요? p. 96



고등학교 졸업 후 취직이 결정돼 새 인생을 시작할 기회도 새아버지의 병간호로 사라진다. 지금껏 키워 준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압박과 강요에 할 수 없이 간병과 집안일을 모두 떠맡는다. 오직 어머니의 사랑과 관심만을 갈구하며 정성껏 간병을 하던 키코의 삶은 여전히 학대의 연장선이다. 더욱이 새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된 탓을 자신에게 돌리며 저주를 퍼붓는 어머니를 보며 절망한다. 장기간 학습된 무기력으로 삶의 의욕을 잃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그녀는 안과의 만남으로 오랜 세월의 속박과 굴레로부터 겨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랑받지 못한 채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본 경험이 적은 키코는 잘못된 관계의 늪에 빠져 또 다른 속박과 시련을 겪는다. 게다가 안의 비밀과 그의 비극적인 결말, 잘못된 관계 그 모든 것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결국 도쿄의 삶을 정리한 후 외할머니가 살던 오이타의 작은 어촌 마을로 이주한다.   



│서로의 빛이 되어주는 키코와 소년│



この子からは、自分と同じ匂いがする。

親から愛情を注がれていない、孤独の匂い。

この匂いが、彼から言葉を奪っているのではないかと思う。


이 아이에게선 나와 같은 냄새가 난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고독의 냄새.

이 냄새가 그에게서 말을 빼앗아간 건 아닐까 싶다. p.50



어촌 마을에서 키코는 우연히 한 소년을 만난다. 온몸이 멍 자국에 언어 장애가 있는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벌레라고 소개한다. 친모로부터 이름 대신 '벌레(ムシ)'라 불리며 어릴 적 담뱃불로 혀를 지진 충격으로 말도 할 수 없게 됐음을 알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받을 수 없는 고립된 소년에게서 키코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안이 자신을 구원해 주었던 것처럼 소년을 구할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친모의 학대, 외조부의 방관,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주던 조모와 고모의 사망의 과정을 통해 세상에 홀로 던져진 소년은 키코의 노력에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벌레 대신 '이토시(愛)'라는 예쁜 이름도 되찾는다. 키코 역시 소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희망의 빛을 보게 된다.            


私が産んで私が面倒みてやってる、私の子じゃん。

どうしようと、私の勝手でしょ。それに、私はあいつを産んだせいで人生が狂ったの。

あんたは私のことを加害者のように言ってるけど、私は私こそが被害者だと思ってる。



내가 낳아서 내가 보살피고 있는 내 자식이잖아.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지. 게다가 나는 쟤를 낳느라 인생을 망쳤어.

당신은 나를 가해자처럼 말하지만, 나야말로 피해자라고. p.111


52 헤르츠의 고래들은 학대받았던 주인공 키코나 소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들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였던 안, 안의 태생적 성 정체성을 끝까지 고수하고 싶었던 안의 어머니, 애첩으로 살면서 딸의 원망으로 모녀 관계가 소원했던 키코의 외조모 모두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혼자 아이를 기르며 불안한 현실 속에서 두려웠을 키코의 친모나 양육 방식에 대한 부모의 불화와 이혼을 지켜봐야 했던 코토미 마저 말이다. 고독한 고래들의 절망이 자살이나 학대와 같이 부정적인 결말로 맺지 않도록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관심과 여유 그리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또한,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랑만 받아 마땅한 아이들이 더 이상 학대 때문에 고통으로 신음하는 일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학대를 접할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부모됨의 준비 없이 부모가 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책임지고 길러주겠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캐치프레이즈 그만 집어치우고, 미성년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성교육과 실효성 있는 부모교육 좀 의무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시행해 주길 바란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실존하는 고래에 빗댄 설정과 예상치 못한 안의 반전이 참 신선했다. 키코와 소년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호기심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몰입도를 높인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언어 장애를 가진 소년이 말문을 트는 장면도 감동적이었다. '학대'라는 소재가 너무 무거울 것 같아 서점 대상 1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뤄뒀는데, 아이바의 추천도 기대감을 높였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환기시켜줘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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