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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우 Aug 24. 2021

크루즈 기항지 여행 - 스페인 II

Port of Call in Spain



스페인의 발레아레스 제도는 마요르카, 메노그카, 이비사, 포르멘테라 4곳의 주요 섬들과 소규모 부속 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섬이 마요르카이며, 그 중심 도시가 팔마 데 마요르카 그리고 이를 줄여서 ‘팔마’라 불리고 있습니다. 300여 개의 크고 작은 해변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요르카 섬은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로 알려진 곳으로 크기는 제주도의 약 두 배입니다.


야자수 팜트리(Palm Tree)와 큰 섬(Major Island)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팔마는 이름 그대로 '야자수가 있는 큰 섬'이라는 뜻입니다. 팔마 여행의 시작은 건축 기간만 370년이 걸린 곳으로 1903년 복원공사 때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참여하여 더욱 유명해진 마요르카 대성당입니다. 고딕 양식의 가톨릭 대성당 뒤편으로는 마요르카의 번영기였던 이슬람 지배 시대에 지어진 아랍식 영주의 성 알무다이나 궁전과 팔마의 구시가지인 올드타운으로 이어지는데요. 올드타운의 건물들은 내부만 현대식으로 개조할 수 있으며, 외부 벽은 수백 년 전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데요. 오랜 세월을 굳건히 지켜낸 올드타운의 건물들이 그 어떤 건물보다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관광객들에게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해주는 또 하나의 야자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팔마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1945년부터 생을 마치는 1965년까지 20년간 정착한 곳입니다. 팔마시 광장 한편에 그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요르카 대성당 입구
대성당 주변과 구시가 거리
팔마시 광장대로


팔마는 어린아이 같은 미소의 얼굴을 지닌 호안 미로(Joan Miro)가 27년간 작품 활동의 영감을 받은 곳으로 그의 작품이 전시된 박물관을 비롯해서 스페인 전통 투우장 플라자 데 토로스, 하이메 2세의 궁전이자 요새로 시내와 해안이 360도로 전망되는 벨베르 성, 쇼팽이 요양하면서 1883년 '빗방울 전주곡'을 작곡한 곳으로 알려진 발데모사 카르투하 수도원 등이 대표 관광지입니다. 한편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이 태아난 곳이기도 합니다.


일찍이 손재주가 뛰어난 마요르카인들은 도자기와 보석 공예 등의 가내 수공업에 두각을 보였는데요. 화려한 색상의 도자기와 보석 공예품들은 기념품 상점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천연 진주보다도 더 아름다운 인공 진주 공예품은 팔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상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글로벌 신발 브랜드인 깜페르(Camper, 스페인어로 농부라는 뜻)의 본사가 바로 마요르카 잉카 지역에 있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전망의 섬' 벨베르 성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로 알려진 마요르카는 한 해 약 1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그중 270만 명이 크루즈 선으로 유입되는 지중해 크루즈 노선의 가장 있는 기항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비고는 북서부 대서양의 해안과 남쪽의 포르투갈 국경이 맞닿아 있는 스페인의 대표 해안도시이자, 가장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는 공업도시입니다. 순례자의 길로 너무나 유명한 '엘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비고의 주도이기도 합니다.

 

크루즈 터미널을 나오면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식당가가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곳을 만나게 되는데요. 비고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굴과 투박하게 썰어 담은 문어 등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수산시장 거리(카에 데 페스카데리아 Calle de Pescaderia)입니다. 신선한 해산물과 비고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과 맥주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기항지 체류시간이 다 소비되는 곳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남아있는 올드타운 걷기 투어, 모터스쿠터를 타고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비고 시내를 한 바퀴 도는 시티투어, 로컬 음식과 와인을 곁들인 와이너리 투어 등 현지인들의 모습과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비고를 대표하는 기항지 관광상품입니다.


수산시장 거리의 어느 식당을 선택하여도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비고입니다.  물론 음식 가격도 정말 착합니다.


비고의 신구 시가지


크루즈 터미널 입구에 조성된 비고시의 '이민자 기념비’ Monumento al emigrante en la ciudad de Vigo by Ramon Conde


비고는 스페인에서 어업이 가장 발전한 항구도시입니다. 연 15만 내외의 크루즈 관광객이 유입되는 비고는 신구 시가지를 도보로 둘러볼 수 있는 매우 아담한 기항지입니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칸타브리카 해안과 네르비온 강어귀를 끼고 있는 해안도시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철강업과 중공업을 바탕으로 한때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한 ‘철의 도시’로 알려진 도시였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붕괴된 중공업과 한국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조선업의 몰락으로 산업도시의 명성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텅 비어있던 옛 항만시설과 공장시설을 공원 및 문화시설로 만든 도시재상사업을 일으킨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박물관 유치를 시작으로 과거의 산업도시에서 문화예술의 도시이자 관광도시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겟쵸 마을의 해변


겟쵸 해변 마을의 풍경


겟쵸 해변에서 마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크루즈 터미널은 빌바오 시내에서 약 20km 떨어진 네르비온 강 하류의 겟쵸(Getxo)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개인용 요트가 즐비하게 정박한 마리나와 해안을 바라보는 고급 주택가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겟쵸는 스페인에서도 손꼽히는 부촌이라고 합니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빌바오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유료 셔틀버스 및 도보로 20분 정도 이동하여 아레에타 메트로 역(Areeta Metro Station)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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