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를 위해 산자들이 바쁜 아침

by 정미리

새벽에 너무 슬픈 죽음의 소식을 들었다.

주일날마다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님이 간밤에 돌아가셨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소식에 할 말을 잃었다.

며칠 전 본 얼굴이 아직도 생생한데... 믿을 수가 없었다.

"밤새 안녕하셨어요?" 묻는 인사말이 아프게 꽂혔다.


이 갑작스러운 슬픔을 어찌할 수 없어 나는 아침부터 헤매고 있다.

노랗게 요리한 호박무침을 볼 때마다 그분이 생각날 것이다

새콤하게 무쳐진 톨무침을 먹을 때마다 그분이 생각날 것이다.

일요일 점심으로 맛없는 빵을 먹을 때마다 우리 모두는 그분이 생각할 것이다.


생각 없이 길을 걷다 어느 가게 앞에 발걸음을 멈췄다.

제사 음식을 대신 만들어주는 곳이다.

이곳은 항상 새벽부터 불이 켜진다.

오늘 아침에도 아주머니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죽은 자를 위해 산자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두 발이 자꾸 땅에 붙어 걸음걸이가 힘겹다.

결국 모두가 가야 할 길을 어머님은 조금 일찍 가신 것이다.

내가 가야 할 길.

모두에게 가장 공평한 그 길.


나도 얼른 준비하고 장례식장으로 가야겠다.

죽을 자를 위해 산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