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퍼지고, 강연 기사가 나간 뒤로 인터뷰 요청은 점점 더 많아졌다.
전화는 수업 시간에도 울렸고, 메신저에는 낯선 사람들의 메시지가 끝없이 쏟아졌다.
“선생님, 감동이에요.”
“제가 우울증이 심한데, 덕분에 다시 힘이 났어요.”
“우리 딸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어요.”
수십, 수백 개의 메시지가 모두 “나를 필요로 한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고맙고, 감사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하게도 체온이 떨어져 가는 기분이었다.
학원에서는 송원장이 회의 시간에 말했다.
“선생님, 혹시 다음 주에 취재팀이 와도 괜찮겠어요?
‘열정적인 선생님’ 특집이라는데…”
희쌤도 덧붙였다.
“선생님 요즘 인기가 많아서 아이들도 자꾸 사진 찍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웃었지만, 그 웃음은 점점 더 낯설어졌다.
‘내가 원래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 서고 싶어 했었나?’
‘내가 처음 까대기 일을 시작했을 때, 바란 게 이런 거였나?’
자꾸만 묻고 또 물었다.
까대기 현장에 도착하자 문이가 뛰어왔다.
“형, 형! 인터넷에 까대기 선생 밈 떴어요.
형 사진에 ‘새벽은 그를 막을 수 없다’ 이런 거 붙어있어요.”
기팀장은 피식 웃었다.
“쌤, 이 정도면 연예인입니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속은 자꾸만 끌려다니는 기분이었다.
마치 내 이름이 아닌, 내 모습만이 세상에 떠다니는 것처럼.
작업 중, 상자를 들고 트럭에 올리려다,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지금의 나는 누구지?’
영웅?
감동 실화의 주인공?
진로 강연가?
아니면—
새벽에 손을 얼리며 상자를 들고, 낮엔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말 걸어주던 그저 평범한 ‘나’였던가?
기팀장이 그 모습을 보고 물었다.
“쌤, 왜 멈췄어요?”
“아… 그냥 잠깐 생각 좀 했어요.”
“생각은 상자 내려놓고 하는 게 좋아요.
무거운 거 들고 있으면, 마음도 같이 무거워져요.”
그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 무게는 상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와 시선이라는 걸
기팀장도 알고 있었던 걸까.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 창밖엔 어두운 새벽이 흘렀다.
그 새벽이, 언제부턴가 내게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은 이제… 그냥 선생님이 아니에요.”
칭찬처럼 들렸던 말이 지금은 무섭게 들렸다.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냥… 나로 살고 싶은데.”
하지만 세상은 ‘까대기 선생’이라는 이름을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름에 점점 삼켜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