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몸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까대기를 해서 무거운 게 아니라, 어디서부터 힘을 빼야 할지 모르겠는 정신적 피로가 축적된 느낌이었다.
휴대폰을 켜자마자 메시지가 쏟아졌다.
“선생님! 강연 꼭 와주세요!”
“기사 보고 연락드립니다. 협업 가능할까요?”
“콘텐츠 기획 미팅 한번 잡을 수 있을까요?”
나는 한참 동안 답장을 누르지 못했다.
머리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그저 말을 꺼낼 힘이 없었다.
학원에서는 더 바빠졌다.
아이들이 복도에서 나를 보면 손을 흔들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내 이야기가 자주 오갔다.
희쌤이 내게 조심스레 물었다.
“선생님… 괜찮아요? 요즘 너무 바쁘신 것 같아서.”
“아, 네. 괜찮아요. 그냥… 일이 많네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말 자체가 점점 가면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교무실 자리로 돌아가는데 송원장이 말했다.
“선생님이 요즘 학원 이미지에 많이 도움을 주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 거지?’ 그 문장이 조용히 울렸다.
늦은 저녁, 수업을 마치고 교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한 학생이 다가왔다.
“선생님은… 힘들지 않으세요?”
그 질문이 너무 갑작스러워 순간 멍해졌다.
“왜 그렇게 생각해?”
학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요즘 선생님 웃음이… 좀 달라 보여서요.”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아이들은 이런 변화에 어른들보다 훨씬 더 민감했다.
“괜찮아. 조금… 복잡한 일 뿐이야.”
학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눈빛에는 여전히 걱정이 묻어 있었다.
까대기 현장으로 가는 길.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라디오에서는 또 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까대기 선생’…”
나는 라디오를 껐다.
조용해졌지만, 머릿속은 더 시끄러워졌다.
현장에 도착하자 기팀장이 나를 보며 찡그렸다.
“쌤, 얼굴 왜 그래요? 피곤해 보여요.”
“그냥 잠을 못 잤어요.”
“일 너무 벌이지 마요. 세상은 쌤한테 박수 치지만, 쌤 몸은 그걸 다 버텨야 하잖아요.”
그 말이 깊이 박혔다.
작업을 마치고 야외에 앉았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
문득,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조용히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 질문에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