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는 아이들, 질문하는 어른

by ssunm t

요즘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라는 질문은 잘 통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요즘 뭐에 빠져 있어?”

“요즘 제일 재밌는 게 뭐야?”


자아실현은 필수가 아니다.

뭘 이뤄야만 가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여기가 괜찮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 처음엔 낯설었다.

목표 없이 살아가는 것 같고,

무기력해 보였다.


하지만 오래 들여다보니

그 안엔 나름의 질서와 전략이 있는 것도 같다.


욕심을 줄이고,

속도를 낮추고,

감정을 보호하는 방식.


아이들은

이렇게 자기만의 삶을 설계하고 있나 보다.


자신을 증명하려 애썼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애초에 경쟁을 피하고

돈보다는 시간의 소비를 통해 안정을 유지하려 한다.


우리는 생산을 통해 삶을 유지했지만,

그들은 소비하면서 삶을 유지한다.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사람은 소비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니 이미 절반쯤은 도착해 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른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정답을 주는 일도,

우리 세대의 기준을 들이미는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판단을 멈추고,

대신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선택, 너를 행복하게 만들까?”

“무엇이 너를 계속 움직이게 해?”

“그 일은 너에게 어떤 의미가 있어?”


이런 질문이 아이를 흔들고,

멈췄던 마음을 움직이게 할 거라고 믿는다.


질문은

길을 열고,

생각을 만들고,

삶을 주체적으로 살게 한다.


그래서 질문하는 어른은

강요하는 어른보다 훨씬 더 힘이 세다.


나는 아직도

생산형 인간으로 살아가지만,

내 아이가 택한

소비형 삶을 이해하려 애쓴다.


그리고 믿어본다.

아이들은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길을 찾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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