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큰아들이 입대를 했다.
그 아이는 내게 늘 쉽지 않은 존재였다.
까탈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아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그 아이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키우는 내내
머리로는 이해하려 애썼지만,
그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여전히 감정의 파도를 타는 건 나였다.
그 아이는 다정했다.
늘 다정했고, 그것만은 한결같았다.
하지만 다정함이 곧 이해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 간극 속에서 나는 자주 흔들렸다.
그래도 그 아이를 미워할 수 없었다.
그저 ‘그 아이답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입대하는 날,
나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딱 맞았다.
마음이 무겁지도 않았다.
그저 이제 한 챕터가 마무리되었다는
담담한 평온만 남았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정리되어 있는 아들 방을 보니
순간 마음이 꿈틀 했다.
늘 어질러져 있던 그 공간이
너무 조용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둘째와 셋째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니
또 한 번 그 빈자리가 느껴졌다.
늘 집 어딘가에서 숨 쉬듯 있던 아이의 온기가
이제는 공기 속에 스며든 듯했다.
아마 이런 게
부모와 자식의 관계일 것이다.
이해하려고 애쓰고,
때로는 지치고,
그래도 결국 그리워하는 관계.
문득 깨닫는다.
그 아이 덕분에 내가 자라왔다.
그 아이가 떠나 있어도,
내 마음 한켠은 여전히 그 아이 곁에 머문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 아이의 ‘부모’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