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꽃이 활짝 피었던 봄날은 그렇게
“옛날에 말이야, 엄마 친구들한테 고구마랑 감자 많이 얻어먹었다!”
언젠가 친정에서 엄마와 함께 삶은 고구마를 먹을 때, 엄마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씀하셨다.
“엄마가 친구들한테 고구마를 얻어먹었다고? 외갓집은 잘 살았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묻자 엄마는 더 크게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셨다. 엄만 마치 그 시절 속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마냥 행복해 보였다.
엄마는 전라남도 영광의 작은 마을에서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엄마가 어릴 때만 해도 여러 질병으로 인해 태어나 백일을 넘기지 못하고 부모의 곁을 떠나는 자식들이 많았다. 그건, 엄마의 부모님이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엄마는 위로 두 명의 형제와 동생 둘을 병으로 떠나보내고 5남매로 자랐다.
그리고 5 남매 중에서, 엄마는 유독 공부에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어릴 적 제일 좋아했던 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었다. 또 배운 것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참 좋아했다.
배움이 너무 귀해 지식을 나누는 것도 인색하던 그때였지만, 엄만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게 큰 기쁨이었다고 하셨다. 부유한 집에서 나고 자라 언제든 감자나 고구마는 먹을 수 있었지만, 공부를 알려주고 친구들과 함께 먹던 고구마 맛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엄만 그렇게 친구들에게 공부를 알려주고 기쁨을 얻으며 꿈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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