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꽃이 활짝 피었던 봄날은 그렇게
“우리, 서울 말고 다른 곳에서 사는 건 어떨까?”
함께 살 집을 고민하던 어느 날, 아빠가 엄마에게 말했다.
“난 서울이 좋은데... 그냥 여기서 살면 안 돼요?”
하지만 엄마는 아빠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당숙 집에서 신세를 지며 겨우겨우 버텨냈고, 세월 속에서 익숙해져 고향보다 더 편안해진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였다.
“만약에 서울을 떠나면 살 곳은 있어요?”
“응, 당연하지. 내가 봐 둔 곳이 있어. 결혼하면 꼭 그곳에서 살고 싶었거든. 나랑 함께 거기로 가면 안 될까? 당신만 괜찮다고 하면 내가 당장 알아볼게! 응?”
엄만 탐탁지 않았지만 모아 놓은 돈도 많지 않은 데다, 함께 살고 싶어 하는 곳이 엄청 좋은 곳인양 말하는 아빠를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서울에서 그리 멀지는 않겠거니 생각하며 아빠를 따라가기로 했다.
“알겠어요. 그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요.”
“정말? 진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식도 못 올려줘서.... 거기 가서 우리 식부터 올리자.”
엄만 아빠만을 바라보며, 10여 년 동안 생활했던 정든 서울을 떠나왔다. 한창 지하철공사가 진행 중이라 요란했던 서울을.
신혼생활에 들떠 있던 엄마는 노오란 원피스에 뾰족구두로 한껏 단장하고 아빠와 함께 버스에 올라탔다. 목적지도 모른 채 서울을 떠나가는 건 정말 아쉬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 든든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