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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봉수 Jul 10. 2024

생라면 - 오봉수

시 1편

이 시는 중년여성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환호했던 작품입니다.



생라면 - 오봉수 


아내의 여고동창회 모임 때문에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갑자기 유명한 여자 프로배구 감독이

'경기에 역전패했는데 퇴근 후 늦은 밤

설거지까지 하니까  너무 힘들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오늘은  갈라지고 벌어진 아내의 손에

물을 묻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고민 끝에 설거지를 전혀 하지 않는 기똥찬 방법을 생각해 냈다

깊은 산속의 자연인처럼  생라면을 먹기로 했다

TV를 보며 라면스프를 중간중간 뿌려가며

우걱저걱 씹어먹으니

군대 생각도 나고  한 끼 정도는 대만족이다

모임에서 돌아온 아내는 옆눈으로 싱크대를 살짝 보더니

노을처럼 환한 미소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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