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실에 탄핵당한 남자가 산다 -오봉수

시1편

by 소설가 오봉수

보일러실에 탄핵당한 남자가 산다 - 오봉수



뺑소니에 경찰관을 때려서 차가 압류되었다

회사의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고소 당했다

가정폭력으로 장대비 오는 날 꼬리가 축 처진 똥개처럼 쫓겨났다

호주머니에 돈이 떨어지자 숨겨 둔 애인에게도 버림받았다


나는 갈 곳이 없다

유일하게 찾은 곳이 아파트 출입문 옆에 있는 보일러실

마누라의 화장품 냄새가 그립다

새우잠을 자면서 새우 꿈을 꾼다

보일러실에서 마시는 종이컵에는 탄핵 커피가 들어있다


나는 매일 밤

손목의 피를 기름통에 조금씩 조금씩 넣어 세상에 복수한다

보일러가 고장 나면

사람들은 고장 나고 못난 짐승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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