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6.
오늘의 글 30분. 치과 진료를 받고 교육받으러 다녀왔다. 어제 아침부터 왼쪽 귀 밑 턱이 욱신거리기 시작하더니 밤이 되선 마치 루피의 볼을 늘린 것처럼 심하게 부었다. 진통제를 먹고 냉찜질을 3시간가량 하니 붓기는 확 가라앉았다. 아무튼 입을 벌리기도 음식을 씹기도 불편했기에, 무엇보다도 일요일에 광장시장에서 육회를 먹기로 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사실 무척 급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치과에 전화했다.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어제 밤부터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오전 중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치아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일단 항생제, 소화제, 진통제, 가글액을 받아왔다.(그 와중 새로운 충치를 또 발견하였다.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충치들. 나의 새로운 고민들) 요즘 치과에 자주 다니게 되며 뒤늦은 후회와 함께 리스테린을 사용하고 있지만, 의사가 처방해준 가글액이 조금 더 병원틱한? 느낌이 났다. 왠지 성능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저녁이고 턱은 많이 괜찮아졌다. 씹기가 편해졌고 뻐근함도 사라졌다. 치과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 난건데, 최근 양치질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많이 나온 일이 있었다. 어금니 뒤쪽에서. 사랑니를 아래 한쪽 빼고 다 발치했는데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헷갈려 원인으로 확신할 수 없었다. 어제 의사쌤한태 물어보니 친절히 이곳에 사랑니가 있다고 보여주셨다. 가로로 반듯이 난 모습이 정말. 다음주 월요일에는 사랑니 발치 전문 치과에 가서 수술할 예정이다. 지긋지긋한 치과. 정말이지 이번 기회로 치과 걱정은 싹을 뽑을 생각이다.
오늘의 메인 스케줄은 사실 학원 교육이다. 프렌차이즈 미술 학원인데, 나름의 소신과 철학을 토대로 교육을 펼치는 곳이다.(사실 어디든 우선 학원 일을 구하던 중 이 곳이 가장 체계적이고 복지가 좋아 선택하게 되었다.) 교육은 한 달간 본사에서 이루어진다. 그 후 배정받은 학원에 들어가 강사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다. 수강생은 나를 포함하여 다섯 명. 선생님의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하였다. 이런 풍경이 너무 오랜만이라 차례가 다가올수록 심장이 점점 크게 뛰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의외로 다양한 분야에서 온 사람이 많아 신기했다. 미술 학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필드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었다. 그 중 예고부터 미술을 해온 내가 오히려 별나게 느껴질 정도로? 이런 느낌은 비 미술인들을 만났을 때 받는데, 딱 그랬다. 신기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오신 분도 있어서. 아무튼 첫인상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다들 큰 준비는 안 되어 있다고 느꼈다. 나 같은 경우 면접에서 합격한 후 관련 교육과 관련한 도서와 다큐멘터리 영상을 찾아 나름 공부하고 들어갔다. 그랬기 때문에 짧은 수업 시간 중에서도 질문할 거리를 많이 만들었고 선생님으로부터 최대한 빼먹으려고 노력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분들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시겠지만, 전혀 새로운 필드에 들어가는 상황이었기에 오히려 대범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는 게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학원 네 곳에서 면접을 보며 그 필드에 대해 미리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공부하고 준비할 것들이 많아 보여서, 한 달 후 바로 클래스에 투입되는 상황 때문에 이것저것 알아야 할 게 있다고 느꼈다. 한 달 동안 개인 공부와 학원 교육을 철저히 해서 좋은 강사가 되고 싶다.
미술 작가의 길을 암묵적으로 포기하면서 2년간 패배자로 산 기분이었다. 무너지기와 무기력의 연속이었다. 그런 시간을 그만 보내고 싶고 어떤 분야든지 우선 전문가가 되고 싶다. 한 개의 충실한 톱니바퀴로서 사회에 존재하는 인간이고자 한다. 어제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다시 읽었다. 며칠에 걸쳐 30분간 읽었고 다 끝낸 것이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다. 톱니바퀴는. 물론 뉘앙스는 다르지만. 또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
학원 교육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유익했다. 비록 중간에 코로나 관련 이슈가 생겨 수업이 조기 종료된 것은 아쉽지만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아마 배워야할 것도, 숙지해야할 것도 많을 테지만 오히려 반갑다. 그리고 공부를 할수록 과거의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 세상을 되돌아보고 이해해볼 수 있어 뜻 깊다. 아, 30분이 지났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