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미술 이틀째.
2022.1.5.
벌써 5일이네. 시간 참 빠르다. 오늘은 일 이틀째. 어제 밤에 허리가 아픈 것에다가 급히 먹은 저녁 식사의 체기 때문에 잠에 들지 못했다. 가방 한 쪽으로 안 매고, 밥 조금 천천히 먹으면 괜찮을 거다. 오늘은 빨리 잠에 들 수 있길.
밤에 누웠을 때 바로 잠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럼 아침 시간 활용 정도가 훨씬 높아질 텐데. 오늘 아침의 컨디션은 잠이 덜 깨서 조금 멍하지만 괜찮은 것 같다. 다만 할 것들은 많은데 계속 시간을 쪼개면서 하다 보니 함의 정도가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조금씩 있지만.
어제 돌이켜보면 비교적 많이 봐줘야 하는 아이들에 정신이 팔려 잘 하는 친구들을 잘 봐주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은 그런 점들을 좀 유의하면서 잘 하는 친구들과의 소통을 많이 챙겨가야겠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0시 55분. 오늘은 상당히 피곤한 하루다. 본격적으로 6-7세반이 오늘부터 있다. 진짜 어린이집을 방불케하는 분위기. 정신이 하얀 천이라면 오늘은 그 천에 쓰나미를 쏟아 붇는 느낌이었다. 수업 진행이 어렵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어렵다. 큰 산을 몇 번이나 넘는 기분이다. 아이를 납득시키면서, 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집중시키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도록 이끌어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수업이 끝날 때마다 부모님한태 브리핑을 해야 하니, 부모님이 결과물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티를 내면 진땀이 흐른다. 아이들을 다룰 때나 부모님을 대할 때나 매나 어려울 뿐이다. 경력이 쌓이고 실력이 생기면 해결될 수 있을까.
돈 벌려고 하는 거지만 매일 부모님을 뵈어야 하는 시스템, 아이와 부모가 고객이라는 구조가 그냥 시간 때우기 식으로 일하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편하게 일 할 생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우선 돈을 모으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면 되었던 거다. 근무는 8시에 끝나지만 퇴근은 9시에 한다. 다른 선생님들은 거의 칼퇴하시던데, 나는 그러기엔 숙련도가 너무나 부족하다.
한 시간이나 더 학원에 있는 다고 불만인 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감사할 뿐. 원생이 많고 원장님이 잘 챙겨주시는 편이라 급여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렇게 해도 납득이 가는 수준. 그리고 이 일도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면면이 있어 익숙해지면 퇴근 시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진짜 피곤하다. 영혼이 갈린 기분이다. 집에 와서 밥그릇에 코 박듯이 저녁을 먹었고 그건 10시 반 즈음 이었다.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칼칼하고, 난방기를 하루 종일 켜놓아서 눈은 건조하다. 당장이라도 쓰러지면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할 일이 많다. 12시엔 못 잘 듯.
일기를 쓰는 게 미친 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일기가 이 정도의 분량인 게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진짜 시간이 부족해서 10분이 아까울 지경이다. 오늘 업무 정리를 마저 하고 부업을 해야 한다. 부업은 뭐 생각 없이 막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쉬는 기분이 될까.
어제는 늦게 잤는데 오늘은 1시 전에 잤으면 좋겠다. 일을 하면서 운동할 겨를이 없지만 어쩔 수 없지.
아마 쉬는 이틀 중 하루는 당분간 학원에 나가야 할 것 같다. 정리 겸 적응 겸 수업 준비 겸.
내 나이 대 평균 연봉보다 적은 것 같다. 학원에서 버는 게. 그래서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마음 한 편에 있다. 투자도 해야 할 것 같고 왠지. 빚도 갚아야 한다. 앞길이 갑갑한데 갈 길은 이 길 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냥 덤덤하게 가려고. 원래 맥주 별로 안 먹는데, 두 잔이나 먹었다. 피곤하긴 했나 보다.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