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6.

2022.1.6.

by 와이와이

2022.1.6.


꿈속에서도 아이들이 나왔던 것 같다. 자기 전, 일어난 후 계속 학원 일이 머릿속에 맴돈다. 어제는 수업이 첫 날보다 훨씬 힘들었다. 체력도 많이 고갈된 상태여서 피곤했지만 부업이 있어서 일찍 잘 수 없었다. 일 끝내고 자려고 누웠을 때가 거의 새벽 2시였다. 목이 아프고 몸이 살짝 오들거리는 게 그냥 자면 아침에 몸살 기운이 뻗칠 것 같았다. 테라플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먹고 잤다. 확실히 자고 일어나니 많이 괜찮아졌다. 피곤하긴 하지만.

어떻게, 잘 되어 가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 수업 시작하고 아이들 한 명 한 명 봐주면서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잘 되는 반이 있고 안 되는 반이 있다. 그 차이다. 힘들고 안 힘 들고는. 오늘 마지막 교시는 고학년 아이들 반이다. 이 친구들이랑 친해져서 이 시간은 힘들지 않는 채로 계속 보내고 싶다.

10시 49분. 오늘은 어제보다 30분 일찍 나왔다. 일이 서서히 익숙해진다. 아직 3일 밖에 안 되었지만. 어제는 꽤 힘들었지만, 오늘은 훨씬 나았다. 어제 보강 수업이 진짜 힘 들었다. 그에 반해 오늘 수업 중엔 어제만큼 힘든 것이 없었다. 물론 어린 반은 항상 힘들지만, 통제가 비교적 편하다고 할까. 통제라고 하면 오해할 수 있을까봐, 말이 통제지, 유도하는 데로 아이가 따라오는 정도를 얘기하는 거다. 아이들은 분명 귀여운 구석이 있고, 아이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도와주는 게 보람차기도 하다. 또 부모님을 뵈어야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하기 때문에 더 수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예쁘게 말하는 방법이 조금씩 터득되는 느낌이다.

어제 밤에는 전 여자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갑자기 온 전화라 놀랐다. 하지만 태연한 척 하며 받았다. 서로 근황 얘기를 했다. 근황 이야기만 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부 다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통화하는 사이였는데,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사이였는데, 그 사이에 우리는 서로 모르는 일들을 꽤 많이 했다. 그런 사이여서 근황 이야기만 하는데 두 시간이나 소모된 지도 모르겠다.

오랜 친구와 만난 기분이었다. 서로 서로에게 미련이 없는 상태로 우린 즐겁게 얘기했다. 어느 정도 멀어진 거리에서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근황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서로의 성향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꽤 깊이 이해했다. 안 좋게 헤어진 게 아니라서 편했다. 그냥 최근에 헤어진 영혼의 단짝과 잠깐 함께 한 기분이랄까.

모처럼의 통화가 기분이 좋았다. 시간도 금방 흐르고. 얘랑 얘기하면서 내가 요즘 원하는 건 연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랑의, 성적인 욕구보다 다른 가치를 더 갈구한다고 느낀다. 직장 생활과 돈의 문제. 일은 계속 하다보면 늘 거고, 돈의 문제가 사실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학자금 대출 먼저 상환할 것인지, 상환하면서 저축을 함께 할 것인지 고민이다.

친한 친구가 모교인 ㅇㅇ예고의 강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그의 인스타 스토리를 보고 알았다. 명문대를 나왔기에 ㅇㅇ예고에 들어가는 게 수월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그림도 꽤 잘 그렸고. 의사 아빠를 둔 친구지만 학부 졸업 후 이렇다 할 무언가를 한 건 특별히 없었다. 오히려 왠지 정신적으로 꽤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 친구가 ㅇㅇ예고의 강사가 되었다니, 이건 정말 잘 된 일이다. 나는 엄두도 못내는 ㅇㅇ예고니까. 딱히 부러운 건 아니고, 요지는 때가 되면 정말 사람이 어떻게든 풀리는구나 싶은 거다. 물론 내가 잘 풀렸다는 건 아니지만, 암흑 같은 20대 끝자락을 떠올리면 지금이 훨씬 낫다.

카페에서, 식당에서 일하는 것보다 아동미술학원에서 일하는 게 더 편하고 돈도 많이 번다. 난 왜 이런 일을 인제서야 찾아낸 걸까. 아무튼, 또 부업하러 가야한다. 오늘은 이만.!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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