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

좋은 하루

by 와이와이

2022.1.11.


피곤하다. 그렇게 늦게 자지 않았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12시가 넘어서 잤다. 거의 1시가 될 무렵에 눈을 붙인 것 같다. 7시는커녕 9시가 넘어 겨우 일어났다. 여러 개 맞춰 놓은 알람은 큰 의미가 없었다. 끊임없이 시끄러울 뿐. 이런 상태로는 헬스니 뭐니 다 개소리일 뿐이다. 정신력의 문제인건가. 왠지 그런 거, 일어나면 귀찮은 일 투성이니 가능한 침대에 붙어있기...

아니면 일찍 일어나야 할 필요가 없어서 부지런하지 못한 건가. 바쁜 일상의 한 가운데서만 부지런해지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못하는 건가.

생각해보니 나중에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면 좋겠는지 따로 그려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엔 뭐 잘 나가는 화가정도의 모습이었겠으나 지금은 어떨지 모른다. 장래희망도 없고 가늠도 안 된다. 어떤 모습일까. 우선 안 좋은 의미의 아저씨는 되기 싫다. 살찌고 푸석푸석한 모습도 싫고 너무 마른 모습도 싫다. 어느 정도 근육, 통통, 건장, 길쭉한 모양이고 싶다. 머리 스타일은 뭔가 감성적인 느낌. 짧지 않고 흘러 내려오는 느낌. 옷은 멀끔하게 입는 것. 지금은 면바지를 많이 입는데, 훌렁거리는 슬렉스를 자주 입고 싶다. 또, 연초는 피우지 않는 상태,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드는 생활패턴. 무슨 일을 하고 있을 지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일에 허덕이고 싶진 않다. 여유와 부지런함을 겸비한 사람. 아. 너무 추상적인 것 같다. 그런데 어차피 미래 계획을 거창하게 세운다고 그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을 건데.

작은 규모로 올해의 목표를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가.

깊은 잠에 빠질 것만 같다. 피곤하다. 잠이 쏟아진다. 일 끝나고 집에 와서 부업을 했다. 부업을 끝낸 시간은 12시 반이 넘어서다. 일기를 써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쓴다. 뭔가 나와의 약속이랄까. 약속은 어기는 게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거다.

전자담배가 새로 왔다. 이전에 쓰던 기계가 망가져서 바로 주문한 거다. 되게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판매율이 높은 제품이다. 그런 이유들에 부응이라도 하듯 매우 만족스럽다. 같은 액상인데도 훨씬 깊고 풍부하게 느껴진다. 요즘엔 기계에 입대는 재미에 살고 있었는데,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업을 할 때에는 단순 노가다인 이유로 항상 들을 것을 켜놓는다. 유튜브 같이. 뭔가를 들으면서. 오늘은, 부업을 켜는 순간 전 여자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이제는 오래된 친구 같다. 오늘도 2시간 정도 통화했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했다. 어느 정도냐면 얘가 틴더로 만난 남자 얘기까지 했을 정도니까 상당히 한 거지. 뭔가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잘 잘 지내고 있구나! 싶어서 다행스럽기도. 그렇게 힘든 시기를 견딘 사람이 나뿐이었네, 생각해보니. 그래도 이젠 괜찮아졌고 걔가 누굴 만나도 크게 상관없다. 오히려 잘 좀 지내면 좋겠다.

오늘 수업은 첫 수업은 좀 피곤하고, 쉬고 돌아와서 하는 첫 수업이라 그런지 뭔가 끌려다니는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머지 두 수업을 진행했는데, 멘탈이 돌아와서 그런지 괜찮게 진행했다. 그냥 아이들이랑 논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 체크를 하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해보라고 주문도 하고.

어린 아이들은 정말 순수하다. 일이 피곤해도 그 매력에 계속 하는 것 같다. 아이가 무언가를 완성하고 좋아하면 나도 행복하다. 보람은 거기서 느껴진다. 자기 작품에 행복해하는 아이의 표정은 머릿속에 각인된다. 그냥 가끔 주머니에서 꺼내 먹는 맛있는 간식처럼, 간혹 떠오를 때면 괜히 미소가 지어지는.

아무튼 요약하자면,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다만 나의 비전이라던지 장래 희망이라던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나는 나로서 살면서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나 생각이 든다. 미술을 하면서 탐구를 한 부분이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그것과 닿지 않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경험은 적은 것 같다. 그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과 방안들에 대해 고민하는 게 좋겠다.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만 글을 줄인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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