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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by 와이와이 Jan 03. 2021






언제까지 그러고 살 테지? S가 말했다. S의 말은 나의 머리를 번쩍하게 하였다. 사실 그는 나를 지칭해서 그 말을 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S의 말이 마치 나에게 하는 것 같아 뜨끔했다. 바늘에 찔린 것처럼. 나는 갑자기 극심한 피로를 느꼈고 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저것 할 말이 많았던 S를 실망하게 하기 싫어 억지로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S는 타인의 이야기를 하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 나는 그 타인의 이야기가 흥미롭긴 했지만 금세 지겨워졌다. 나의 머릿속은 지저귀는 새때들로 가득 찼고 어느새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새들은 자유롭게 지저귀며 날아다녔다. 모두 파랑새였다. 나는 망상 속에 빠져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정신이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또한 어느새 나에게 관심이 없어진 채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날 우리는 마주앉아있었지만 서로 다른 연못에 빠져있었다. 나는 그 풍경 또한 흥미로웠다. 즐거운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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