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2022.2.2.
잠 온다. 잠이 쏟아진다. 일기를 쓰는 대부분의 나는 졸음에 버티는 상태다. 오늘은 술을 먹고 들어와 뒹굴 거렸다. 컵라면과 배즙, 귤과 떡으로 간단하지 않지만 간단하다고 생각되는 해장을 하였다. 살짝 졸기도 하였는데, 양치질을 하지 않았던 이유와 일기를 써야한다는 무의식 중의 생각 때문에 자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서 양치질을 하고 정신을 조금 깨운 상태로 나는 지금 타자를 치고 있는 거다. 글쓰기는 매력적인 활동이니까, 아무리 피곤해도 일기는 가급적이면 미루고 싶지 않다. 물론 미루는 날도 존재하지만.
요즘엔 술 먹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오늘도 틴더에서 만난, 얼마 전에 만난 친구를 만났다. 오늘 같은 경우엔 벙개였다. 멍청한 상태로 보내던 하루였는데, 카톡하다가 급 저녁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멍청한 하루였다는 게, 쉬는 날임에도 잠시 학원에 갔었는데, 가는 길에, 버스에 오르자마자 카드를 놓고 왔다는 게 떠올라 집에 들어갔다 나왔고, 집에서 나오자마자 몇 가지 업무를 위한 서류를 놓고 왔다는 걸 깨달은 거다. 설상가상으로 버스는 다른 번호의 것을 탔고,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지 않은 채, 한 정거장을 더 가서야 비로소 내렸다.
몇 가지 멍청한 실수를 반복한 후에도 학원에 가려는 의지를 꺾진 않았고, 기어코 등원했다. 쉬는 날이니까, 출근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학원에 가서는, 청소와 몇 가지 서류 잡일을 하고 연구작을 생각하다가 나왔다. 원래는 연구작 작업을 좀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생긴 술 약속에 구상만 하다가 나온 거다. 술자리는 경복궁 근처에서 가졌다. 경복궁 근처엔 좋은 술 거리가 있다. 여자애를 만났고, 즐겁게 이야기하다가, 코로나 관련 정책으로 9시까지만 매장 이용한 상황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술 마신 날에는, 글을 길게 쓰기 싫다. 오늘은 사케를 마셨다, 따뜻하게. 간바레 오또상, 힘내 아버지를 마셨고, 안주로는 모쯔나베를 먹었다. 그 여자애랑 사귈지는 모르겠는데, 일단은 함께 하는 대화와 술자리가 즐겁다. 관계를 너무 멀리까지 생각하는 건, 자신이 없다. 그냥 지금 즐거우면 된 거 아닐까. 그냥 놀다가 잘 맞으면 계속 보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겠지. 지금으로선, 미술이야기나 영화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아무튼, 정말 졸립다. 냉리 출근도 해야 하고, 잘 거다. 짧지만 무책임한 글이 안 되었으면 좋겠지만, 나의 태도는 무책임하네. 방치된 글은 그래도 브런치에 박제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