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1.
나의 구독자가 빈곤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시간이다. 구독자 수는 결핍이지만, 글 수는 누구에게도 뒤질 바 없는, 거의 매일 하나의 글을 써내려가는 눈물겨운 꾸준함이 깃든 페이지다. 일주일 내내 앓았던 목감기가 슬슬 가려는 모양새다. 확실히 가래가 줄었고 목의 칼칼함도 사라져간다. 물을 가능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확실히 어제 자기 전 먹었던 테라플루가 좋은 영향을 끼친 모양이다. 잠도 엄청 많이 잤다. 침대와 한 몸이 될 뻔했다, 하마터면. 그래도 열심히 일어나서 수업을 무사히 마쳤다. 가장 정신없는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으로 해냈다. 퇴근도 제시간에 제대로 했다. 그래, 다 시행착오를 겪는 거지 뭐. 확실히 7세 이하는 작품의 퀄리티보다도 아이가 얼마나 충실하게 시간에 임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진도가 조금 느려도, 아이가 수업시간에 나와의 소통을 통해 무언갈 시도하거나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엄마들은 만족한다. 그런 점들에서 어머님들께 감사드린다. 초보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보내주시는 당신들이 저를 먹여 살린답니다. 그래도 저 열심히 한다구요? 휴무일에도 출근하는 직원이라고요! 고맙습니다! 물론 앞으로 가급적이면 휴무일에 출근하고 싶지는 않지만요. 그만큼 근무 시간을 금같이 보내야지. 혼자 있는 시간을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무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가장 큰 손해는 나에게로 돌아온다, 부메랑처럼. 조금씩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 나가는 게 되게 중요하다. 고로 다음 주는 미친 듯이 일해야 한다^&^
집에 와서 부지런히 씻고 밥을 먹었다. 마시듯이 먹었다. 밥 두 공기를 된장찌개와 함께 삼켜버렸다. 목구멍 뒤로 넘겨버렸다. 업무를 10분정도 가볍게 보고, 자전거를 탔다. 거의 40분 정도. 원래 유튜브를 좀 보다가 책을 보면서 자전거 타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무신사에서 신발만 죽창 골랐다. 이게 바로 시발비용인건가. 반복되는 출퇴근 일상과 점차 적어지는 친구들과의 소통에 외로움와 권태를 느끼는 와중이었는데, 괜찮은 신발을 사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걸. 물론, 근무할 때에는 오래된 운동화 하나만 신고 다니기 때문에 오늘 산 신발을 자주 신지는 않을 테다. 좋지 뭐, 신발 오래 신으면 좋은 거 아닌가? 모르겠다. 어제 그 정신 나간 상태에서 그다지 많은 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렇게 무너져 내리기는 아쉬워서 자전거를 타고 스쿼트를 하고 푸쉬업을 하고 풀업을 한 거다. 대단한 플랜을 갖고 운동하는 게 전혀 아니지만, 그래도 활력소로서 역할은 하니까, 그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을 안 읽은 것도 아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항상 핸드폰으로 책을 본다.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좋다고는 하는데, 기동력이나 가격의 측면에서 솔직히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이기기는 어렵다. 물론 감성은 아날로그 쪽이 월등하지만. 시발거 감성이든 이성이든 내가 따질 입장이냐, 가성비로 몰아붙여도 나 같은 수준에게는 개똥이나 고양이나 큰 차이는 없다.
브런치를 하면서 예전 그림을 그리던 나와 글을 쓰는 지금의 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타인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지 않는다. 그냥 어느 정도 나의 감정의 쓰레기통 혹은 감정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무언가를 필요로 할 뿐이다. 실제로 그림 분야에선 내가 인정하지 못하는 수준의 작가들이 나보다 훨씬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이건 나의 고집불통적인 성격이 결코 옳은 게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뭐 그래봤자 나는 신경도 안 쓴다. 이게 편하다. 인생이 스트레슨데, 글이나 그림으로라도 그런 피로를 긁어내는게 게 잘못도 아니고. 모르겠다. 시발. 예술로 돈벌이를 하지 못한 사람의 마지막 공간으로서의 예술이다. 시발 것. 이럴 줄 알았으면 학부 때 타투라도 배워 놓는 건데. 나는 항상 지나고 후회하는 사람이였다. 지금도 그렇고. 이런 팔자, 이제 체념하고 산다.
내일은 토요일이라 아침 수업이고, 어서 자야한다.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글은 그만 쓰련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