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4.
시간이 많이 늦었네. 오늘도 자정을 넘어서 일기를 쓴다. 퇴근하고 친한 누나랑 통화를 하다 보니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밥을 먹고 운동을 했다. 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빠르게 진행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기는 역시나 무리였다. 운동의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가슴과 등을 번갈아가면서 한다. 자전거 타기와 스쿼트는 매일 하고. 다리와 허리 근육이 자극되고 펌핑되는 게 매일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 지금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매일 하고 있지만, 이런 꾸준함이 언젠가는 분명 무너질 거다. 그게 무섭기도 하고, 이미 예견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별 생각 없기도 하다. 졸립다.
책을 봐야 하는데. 오늘은 사실 잠을 많이 잤다. 어제 새벽 세시 넘어서 잤던 것 같다. 코로나로 출근 시간이 늦어지면서 늦잠을 자는 게 큰 부담이 없었다. 사실은 일찍 일어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잘 안되었다. 한 여덟 시간 잔 것 같은데, 확실히 많이 자니 상쾌하긴 했다. 외로운 것도 많이 괜찮아졌다. 이것도 분명 일시적인 마음의 바람이겠지만.
심심함을 독서로 해결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모든 시간을 진지하게만 보내는 건 내가 알던 나에게, 길게 보았을 때 도움이 되지 않는 걸 알기에, 적어도 자전거를 타는 약 삼십 분 정도의 시간 동안에는 마음껏 유튜브를 본다. 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본다. 다 보는 건 아니고, 가끔 괜찮아 보이는 게 나오면 그 프로그램의 클립들을 찾아본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모르는 타인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때 어떤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쾌감이라... 사실 진부한 나가수식 편곡은 혐오한다. 전형적인 경연 느낌의 편곡은 모든 노래를 똑같은 느낌으로 통일하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무대를 원래의 노래 가수가 정말 좋아하긴 할까. 경연 프로그램의 묘미는 다양한 사람들의 등장에 있다. 옛날 슈스케 때부터 자신들의 색이 뚜렷한 사람들을 좋아했다. (딕펑스 되게 좋아했다.) 가창력도 가창력인데, 본인의 스타일이 분명하고, 기획력이 좋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다. 자기 인지가 잘 되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고 누군가를 따라하는 수준의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레퍼런스를 외적인 요소로부터 가져온다고 하여도, 질이 다르다. 이건 소화를 어떻게, 얼마나 잘 시키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나는 물론 작업에 대한 욕망이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현재, 그래도 그런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손쉽게 가슴이 따뜻해 질 수 있기에, 경연 프로그램의 유튜브 클립은 ... 모르겠다. 아무튼 좋다.
학원에서는 매달 연구작을 두 개씩 만들게 하여 발표와 전시를 시킨다. 본사에서 매달 월간 재료를 발표해서 각 지점에서 사용하게 한다. 선생은 그것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활용해볼 수 있는 예시를 만들거나,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번 달의 재료 중 가장 메인은 배드민턴 볼이다. 그걸 뜯고 다시 붙이는 과정을 통해 꽃으로 만들어냈다. 장미, 파란 장미, 나팔꽃, 백합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기를 열심히 연구하면서 한 건 이 학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거의 처음 해본 일인데, 막연하긴 해도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평생 그림만 그려온 사람으로서 여간 생경하고 신박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나쁘지만은 않은 경험이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집중력이 별로다. 글 쓰다가 핸드폰 하길 반복. 글은 이만하면 되었다. 책 보다가 자야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