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움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이성두︱시인᠊수필가


당신이 쓰러진 지 열하루가 되어서야
겨우 정리차 가 볼 수가 있었는데
그날 빈 가게는 홀로 아무 말 못 하고
이 구석 저 구석에서 횅한 바람만 베고 누웠더라

우물 속 같은 적막에
회오리치는 슬픈 기억의 몸부림으로

내 속 저 밑바닥 소리는

용수철처럼 튀어
견딜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
괜스레 가지 않아도 될 화장실을 가는데
뒤따르는 복도는 더 울먹이며 평펑펑
영문도 모른 채 따라 울더라

이제 당신과 올 수도 없고
오지 않을 곳이 되고야 만 여기서
이야기하고, 웃고
때마다 밥 먹고,
때론 싸우고,
어쩌다 돈으로 고민하고
돈으로 다투고

돈으로 웃곤 했는데
그런 일상의 이야기는 흔적 하나 없고
빈 시간이면 즐겨 만지작거리던

방전된 핸드폰만 내팽개쳐진 채

병상의 당신처럼 말없이 쓰러져 있네


아! 제발, 제발, 제발.

어서 일어나 싸우자

지지고 볶고 또 싸우자
돈으로 고민하고, 돈으로 다투고,

돈으로 웃어보자
그것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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