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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편지 - 자애

여름밤

by 여름밤의 테드
자애(自愛)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고 그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입니다. 마치 추운 겨울날,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외부의 차가운 바람을 막고, 스스로에게 따스함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삶은 때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고, 그 시험 속에서 우리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그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은 우리에게 "괜찮아, 너는 소중해"라고 속삭여줍니다. 그리고 그 속삭임은 다시 한 번 일어설 힘을 줍니다.



테드님,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요즘 이래저래 뒤숭숭해서 조금 다운되어있던 나날이었어요. 그런데 운동을 다녀온 뒤, 우편함에 꽂혀있는 빨간 봉투를 보고 테드님의 편지구나! 하고 기쁜 마음이 앞섰어요. 편지를 한 번 주고받았을뿐인데도 처음 편지를 쓸때보다 좀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게 신기하기도 해요.

침대 위에 앉아 편지를 읽는데 진솔한 편지내용이 어쩐지 찡한 느낌을 받았어요. 슬픈 내용이 담긴 것도 아닌데 왜그랬을까요? 정성스러운 편지 정말 감사합니다!



테드님의 인생운동은 크로스핏이군요! 사실 제가 해보고싶은 운동 중 하나가 크로스핏이어서 더 우와했어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1년째 하고 있는데 약간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인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이기도 해요..!



파워E들만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낯을 조금 가리는 편이라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또 테드님 말처럼 격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운동을 잘하는 편이 아닌지라 조금 머뭇거리게 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스핏을 통해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신 것 같아서 내년에 한 번 일일체험이라도 해볼까하는 마음이 다시 듭니다! 뭐든 겪어봐야 아는 것이니깐요. 혹시나 제가,, 언젠가 머지않아 크로스핏을 체험하게 된다면 테드님께 경험을 꼭 공유해드릴게요!



한라산 등산은 새해 첫 날은 아니고 1월 셋째주에 갈 예정이에요. 주홍빛으로 빛날 한라산 일출을 바라보며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빌고 싶어요.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제 개인적인 소망도 몇 가지 빌어보려고 합니다! 모두에게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테드님이 가셨던 설산은 어디이실까요? 등산을 많이 해본 것은 아니어도, 하는 것을 좋아해서 괜시리 궁금해지네요. 설산은 아니더라도 좋았던 산 있으시면 추천 부탁드려요. 전 개인적으로 정선에 있는 민둥산이 굉장히 좋았답니다! 이미 가보셨을수도 있지만 억새가 피는 10월에 한 번 가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재작년에 가봤는데 풍경이 정말 멋졌어서 올해 또 한 번 다녀왔어요!



테드님은 산과 바다 중에 어디를 더 좋아하세요? 전 바다도 정말 좋아하지만 둘 중 한 곳만 갈 수 있다면 산을 선택하고 싶어요. 산이 왜 좋은지 생각해보면 산에서 나는 푸릇한 냄새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고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산의 풍경을 보면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등산가는 것도 좋아하나봐요~!



그리고 테드님도 ‘내가 틀릴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셨고 또 감명깊게 읽으셨다니 정말 반가워요. 올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인간관계로 인한 괴로움은 생각하면 끝도 없고 마음은 더 힘들죠. 저는 인간관계때문은 아니고 업무때문이지만 올해 내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불안한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에 책을 통해 위로받은 경험에 깊은 공감을 해요. 책을 읽어서 내 상황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 마음가짐은 다시 다잡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책을 읽을때면 그 작가가 이야기하는 문장을 눈으로 듣는 느낌이 들고 나 자신과 대화한다는 느낌도 받거든요.

올해 저한테 도움을 줬던 책 중 하나는 ‘불안을 이기는 철학’이라는 책이에요.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저는 주변 상황으로 인해 심적으로 굉장히 불안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올해 들어 업무가 급격하게 많아지면서 내 바닥을 스스로 본다는 느낌도 들었고 의미없는 한숨만 내뱉기도 했었어요. 이것조차도 내가 못해내나 불안해지면서요.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알고 읽어보았는데 어느 정도 마음을 진정시키는데에 꽤나 도움이 되었어요. 가끔씩 불안이 올라올때면 필사해둔 문장을 읽고는 한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내가 커가고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이렇게 불안한 나마저도 내가 사랑해주자..!



그래도 올해를 되돌아보면 조금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하고싶었던 것들을 스무개 넘게 적어뒀는데 절반 조금 넘게 해냈거든요! 못한 것들은 내년으로 이월시키려구요.



적어둔 항목들을 목표라고 하기에는 사실 많이 소소해서 민망스럽긴 하지만..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프립 편지에 참여해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답니다…..!!! 하나하나 이뤄나갈수록 뿌듯한 마음이 커지네요.

테드님의 내년 목표도 정말 멋지네요! 일본어 시험은 업무와 관련없이 개인적인 목표이신걸까요? 외국어를 잘하는 분들을 보면 그저 멋지다는 생각만 들어서 목표도 대단하게 느껴져요..!!! 해외여행 할때마다 항상 느끼는게 언어의 장벽이거든요. 테드님이라면 목표를 달성하실 수 있을거거 크로스핏 동작도 분명 성공하실겁니다! 그리고 설사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도 너무도 값진 것들일거라 생각해요. 정작 저는 아직 내년 큼지막한 목표를 어렴풋하게만 생각중이네요…..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면 다음 편지때 말씀드릴게요!



전 차안에서 운전하며 노래듣는 시간을 상당히 좋아해요. 기왕이면 꽉 막힌 도로보다는 시원하게 뚫린 국도이긴 하지만요! 테드님이 이야기해주신 정예원의 칵테일사랑도 들어보았답니다. 정예원이란 가수를 처음 알게되고 또 이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본게 처음인데 봄~초여름 사이 비내리는 오후에 듣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목소리가 매력적이어서 편하게 듣기 참 좋았어요! 왜 힐링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하셨는지 이해가 가더라구요.

전 어릴때는 유행하는 노래나 힙합을 많이 들었었는데 최근 들어서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 음악을 주로 듣고 있어요! 그래서 팝송보다는 한국음악을 주로 들어요. 팝송은 아무래도 바로 가사뜻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서..라고 핑계를 대봅니다..! 전 헤이즈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작년에 발매된 접속이라는 노래를 지속적으로 듣고있어요. 헤이즈가 라디오DJ 할때 함께 했었던 청취자들을 그리워하며 쓴 곡이라는데 가사도 좋고 요즘 같이 추운 계절에 듣기 굉장히 좋아서 출퇴근길에 즐겨듣는답니다. 올여름에는 신인류의 날씨의 요정이라는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계절마다 듣는 노래가 달라지는 것도 참 신기해요.



It’s Kind of a Funny Story 영화도 나중에 꼭 한 번 보고싶어요. 100번을 봐도 질리지않는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삶의 단순성과 근심걱정의 근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었는지도 궁금해요. 아무래도 제가 자잘한 걱정이 많다보니 이 영화에 대해 호기심이 더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왓챠피디아로 찾아봤는데 ott에 올라온 곳이 없는 것 같기도해서 조금 더 찾아봐야겠어요..!



정신없이 편지를 쓰다보니 편지내용이 적절하게 잘 써졌나 모르겠네요. 참고로 저는 긴 편지 너무나도 환영이어서 하고싶은 말 많이 담아주셔도 좋아요. (그렇다고 길게 써달라는 압박은 절대!!! 아니에요!) 테드님의 편지가 책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테드님 자신을 불꽃놀이에 비유한 부분이었어요. 전 불꽃놀이를 하면 넋을 놓고 바라보거든요.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불태우는 불꽃놀이와는 저와 거리가 멀다보니 동경하게 되더라구요. 불꽃놀이도 모닥불도 캠프파이어같이 활활 타오르는 불도! 모두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편지를 쓰고있는 시점은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인데 내일 늦잠 잘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행복하네요! 테드님도 평일동안 받았을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한 주를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12월도 이제 거의 절반밖에 안남았네요. 남은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제 편지를

읽으실 시간대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이라면 오늘 하루 화이팅! 오후라면 남은 하루도 화이팅! 저녁이라면 좋은 꿈 꾸시길 바랄게요. 그럼 다음 편지때 뵙겠습니다!




24. 12. 16, 여름밤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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