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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Sep 17. 2020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 <어느 작가의 오후>

작가는 점점 은둔하는 자신의 인생을 생각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어느 작가의 오후>에는
가정부와 특별 비서를 두고

글을 쓰는 여유로운
 ‘작가’가 하나 등장한다.


수 주 넘게 아팠다가

컨디션을 회복해

다시 글을 쓰려던 작가는


글이 도통 진전되지 않아

바깥으로 나갈 결심을 한다.



수염도 깎고 잘 차려입은 채로 밖으로 나간

작가는 이층 버스의 꼭대기에서 이것저것을

구경하며 다양한 생각에 잠기게 되는데,
 
예쁘게 차려입은 소녀들을 보고는
순간이나마 삶을 사랑해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호텔 바버샵에 들렀다가

버스의 꼭대기에 앉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가는 조각상의 높은 받침대 위에 올라가

남 눈치도 안 보고, 서로에게 집중하고 있는

두 고등학생 커플의 ‘고립’된 모습을 본다.



작가는 그들의 고립으로부터 유명 작가로서

점점 은둔하는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고,


이와는 반대로 이미 재탕 삼탕 반복하여

꼬리곰탕처럼 우려먹은 ‘과거’를 다시 한번

더 우려먹어야 할 필요성은 커져감을 느낀다.



듣고 관찰하는 것이 절실한 작가의 삶에

호젓한 매일이란 가당찮은 개념일 거다.


야무지게 다 발라 먹은 생선 살(과거)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뒤적거린다고

앙상한 가시 옆에 풍성한 속살이 돋을까!



평범한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 거다.


무엇이든 관찰하고 흡수하며 살기도 바쁜

인생인데, 고립하고 은둔하는 삶을 택하는 건

더는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며 살기 싫다는

되게 멋없고 불필요한 의지의 표명일뿐일 테니까.



[프런트 이미지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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