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의 내러티브를 확장하는 젠더리스 패션 '케네스 니콜슨'
어떤 분야건 멀리 도달하고 길게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던져주는 사람의 존재는 참 귀하다.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케네스 니콜슨은 말한다.
현대 남성들에겐 더 많은 스타일 옵션이 필요하다고.
책을 통해 의복 역사를 공부하면서
그는 레이스, 벨벳, 스타킹 등과
함께 어울리는 남성들을 분명 보았는데,
정작 작금의 패션 세상 속에서
어떤 알 수 없는 제약을 느꼈다고 말한다.
레드카펫 행사만 놓고 보더라도
남성 스타 패션의 아주 작은 변화가
세상 크게 보도되는 것이 현실이니까.
그래서 그가 2016년 설립한 패션 브랜드
'Kenneth Nicholson 케네스 니콜슨'은
온전하고도 충분히 표현되어 제한이라곤 없는
남성 스타일의 모든 걸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케네스 니콜슨을
입는 사람에겐
모든 걸 주고 싶어요.
-다 줄거야 by 케네스-
케네스 니콜슨에게 옷이란 고정된 실루엣이 아니라
흔들리며 변화하는 무드와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인데,
그것이 단지 성별 차이에 의해 탈락할 수는 없기에
그는 남성복에 레이스 트림과 러플을 과감히 삽입한다.
이 러플은 말이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에너지의 표현이야.
여성복의 형체와 모티브를 적용한 남성복 디자인 위에 해군 복무 경험에서 얻은 밀리터리 패션 디테일을 더해 실용적인 패션을 완성하는 브랜드 케네스 니콜슨은 그렇게 독창적인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제가 하는 일은 현대 남성들이
어떻게 의복에 접근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들어 있는 '한껏 꾸미는 치장 본능'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을지도 몰라요.
성별에 상관없이 그의 디자인 미션은 인간의 몸을
얼마나 더 매력적으로 드높일 것인가에 달려있다는데,
2020년, 뉴욕 패션위크를 통해 공개한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데뷔 패션 필름 'GRASP'에서는 '남성의 신체' 그리고 '남성성'의 개념을 되돌아보게 한다.
현대 석학들이 전하는 온라인 강의나 격렬한 토론회 등을 즐기며 인터넷 세상에 빠져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낸다는 디자이너 케네스 니콜슨은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토픽과 부딪히는 걸 즐기는 종류의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브랜드가 전하는 유니크한 뷰-포인트를 통해 미국 패션 씬에서의 제 역할을 해내며 고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다는 그가 열어 갈 남성복 패션 디자인의 새로운 앞길을 기대해보자.
젠더리스 패션,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젠더 옵셔널 패션 말이다.
젠더는 옵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