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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May 31. 2023

좋아하는 일에 관한 단상

조지프 캠벨, 세인트 미카엘 그리고 프로젝트 블리츠



조지프 캠벨과 블리스


세계 최고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20년이 넘는 연구와 강연을 진행하고 느낀 회상적 깨달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는 결국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또 줄곧 이렇게도 말했다.



가장 행복한 일에 매달리면
언제고 당신을 기다리던
그 길에 들어서게 되고,
그리 살아야 마땅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호소카와 유타와 빈티지


빈티지 스토어에서 일하며 오래된 티셔츠의 소재, 색감, 얼룩, 상처 그리고 당대의 상품 태그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습득한 알쓸빈잡을 토대로 새 옷에 완벽한 불완전성을 부여한 연빈술사,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호소카와 유타’<Saint Michael 세인트 마이클(생 미카엘)>이라는 패션 브랜드를 통해 햇빛과 세월에 의해 자연 변색된 옷과 가장 가까운 느낌을 구현하기 위한 패션 실험을 거듭한다.



마이클 잭슨의 1992-1993 Dangerous World Tour 머천다이즈 티셔츠(아래)와 생 미카엘의 패러디 티셔츠(위)



자이언트 레코드 머천다이징 티셔츠의 태그도 그대로 베낀 세인트 마이클, 어설프면 유죄, 간지나면 무죄, 고로 무죄!



옷을 만들며 그는 당대의 머신을 활용하고 그 시절의 가장 이상적인 티셔츠 실루엣과 발군의 핏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호소카와 유타는 개인의 열정적인 취향을 밀어붙였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말하지 않아도 내가 말하려는 간지를 아는) 사람들이 그의 브랜드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는 빈티지 패션을 진심을 다해 좋아하는 진짜 중의 진짜였고, 진짜들은 진짜를 진짜로 알아보았다.



2013년, 업사이클 브랜드 '레디메이드(READYMADE)'를 설립한 '호소카와 유타', 어째 계단도 빈티지하누?




안드레 류스티나와 리셀


슈프림, 나이키, 아디다스, 이지, 에어조던, 컨버스 등의 방대한 브랜드 컬렉션 아카이브를 구축한 리셀 쇼케이스 브랜드 <Project Blitz 프로젝트 블리츠>를 창립한 ‘안드레 류스티나’는 대박 조짐 한정판 신발과 의류 몇십 피스에 전 재산을 태워 자산을 만들기로 한다.


그는 일단 왕창 사고 묵히다 셀럽을 묻혀(그저 운!) 판매하거나 발 빠른 트렌드 순환국 일본을 오가며 남다른 큐레이션을 진행해 하나의 거대한 아카이빙 보물 창고를 만들었다.



프로젝트 블리츠 크루의 모습, 맨 오른쪽 형이 '안드레 류스티나'



개인의 선구안은 빗나가기 마련이기에 우연으로 점철한 시장에 내놓고 누군가 상품을 물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팬을 모으고 자기 시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또 낮은 호가에 던지지 않고 빵 터질 때까지 들고 있는 끈기도 잊지 않았다.



Project Blitz aka 리셀 깡패! 내 승질 까먹은 모양이지? 대가리 박아.



그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의 스포츠 스타와 엮인 스포츠 브랜드의 전성기를 온몸으로 통과한 인물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그가 동경하던 아이템을 온라인에서 웃돈 주고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체험하며) 분명한 비전을 발견한다. 그래, 빚을 내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사모으자!


현재 ‘프로젝트 블리츠’는 드레이크, 트래비스 스캇, 저스틴 비버 등의 슈퍼스타가 방문해 한정판 쇼핑을 즐기는 최고의 쇼케이스가 되었다.




사는 데 방해만 되는
불필요하고 시시한 짓거리들에
우리는 자신의 힘을 소진합니다.

이것이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나는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 안톤 체호프 단편선 중에서




스눕피와 희망 회로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이 분명하다면 '갈 길'과 '할 일'은 결국 정해져 있는 것 같다는 절망적으로 희망적인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비록 현실적인 조건에 의해 최적이 아닌 경로를 택해 빙빙 돌아갈지언정 좋아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 언젠가 나도 모르게, 사랑과 인정의 문 앞에 당도해 살짝 열린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히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철없는 바람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이 시키는 일, 내 가슴이 좋아하는 일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기로, 그리고 그런 나의 마음은 누가 뭐라고 온갖 지랄을 하여도 완벽히 존중하기로 서른넷의 어느 날 새삼스레 결심해 본다.


나는 결국 좋아하는 일로 좋아하는 삶을 살며 좋은 생각을 퍼뜨릴 (좋은;;;) 사람이니까!



[아무 이유 없이 함께 듣고 싶은 노래]

좋아하는 것이라면 뭔들!




[진짜 예전에 쓴 글인데 뭔가 비슷해서 추천]

https://brunch.co.kr/@0to1hunnit/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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