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피츠제럴드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서
오늘 소개할 무려 87년 전의 편지에서는 도대체 '스타일'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것에 대한 힌트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편지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는 '글쓰기 스타일',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소설 글쓰기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교훈의 적용 범위는 개인의 재량에 달려있지 않겠습니까?
아무튼 즐감하세요.
1936년 10월 2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
그로브 파크 인
사랑하는 스코티나에게,
너의 이야기가 높이 평가받지 못했어도 조금도 낙담하지 마렴.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선 널 독려하지도 않을 생각이야. 결국 네가 일류가 되길 원한다면 뛰어넘을 자기만의 울타리를 갖고 또 자기 경험으로부터 배워야 하기 때문이지. 그저 작가가 되길 원한다는 이유로 작가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네가 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고, 아직까지 그 누구도 말한 적 없는 무언가를 알아챘다면 아주 절실하게 그걸 느껴야 돼, 그러면 이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걸 전달할 어떤 방법들을 찾게 될 거야. 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마치 서로 견고히 함께 붙어있던 것처럼 하나로 섞이게 되는 거지.
다시 잠깐 훈수를 두자면, 네가 느끼고 생각해 온 것들은 그것들 스스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사람들은 늘 그것의 참신성에 경탄하면서 ‘스타일’을 이야기하지. 왜냐하면 사람들은 '스타일'이라는 게 딱 그것뿐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들이 말하고 있는 그 ‘스타일’이라는 건 사실 독창적인 생각을 남기는 힘을 가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달하려는 시도인데 말이야.
이건 엄청나게 외로운 비즈니스야. 그리고 알다시피 나는 네가 이 길로 들어서는 걸 전혀 바라지 않았어. 그렇지만 네가 어떻게든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몇 년에 걸쳐 배운 것들을 알고서 가기를 바란다. 세상의 좋은 건 대개가 녹록하지 않아. 너도 결코 편하게 자라지만은 않았단 걸 알고 있잖니, 갑자기 날 실망시키려고? 귀염둥이,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어렸을 때부터 내가 가르친 대로 완벽하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주길 바란다.
스콧 피츠제럴드
매거진에 기고하는 단편 소설 하나로 (현재의 한화 가치로) 무려 9,000만 원에 육박하는 고료를 받았던, (한때) 전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던 글쟁이 '피츠제럴드'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의 딸 '스코티'에게 마음으로 전하는 글쓰기 조언을 오역하여(?) 소개해봤습니다.
누군가에겐 백만 불, 천만 불짜리 조언이 되어 줄 이렇게 보물 같은 이야기도 부모자식 관계에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선을 넘지 않으려 조심하는 아빠 피츠제럴드(빠츠제럴드)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그건 그렇고 저기 저 위의 '스타일'이라는 키워드를 '패션 스타일'이라는 개념으로 바꿔서 다시 한 번 읽어보실래요? 제겐 또다른 감동이 있더군요. 오리지널리티를 전달하려는 시도? 후덜덜!
[함께 읽으면 엄청 좋은 포스트]
https://brunch.co.kr/@0to1hunnit/427
[함께 들으면 꽤 근사한 노래]
[그래서 이런 글도 준비해 뒀습니다]
https://brunch.co.kr/@0to1hunnit/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