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쓰고 계속 쓰면 무슨 일이든 일어나겠지!
오늘은 개인 소식을 하나 알리는 다소 싱거운 포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반전 한 큰술 매콤하게 들어갈 테니 정신 붙드시구요.
다름 아니라 제가 패션 브랜드 'Kijun 기준'의 브랜드 카피를 쓰게 되었어요.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인데요, 브랜드의 에센스를 깊이 고민하는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기 이 블로그에서 노상 해외 패션 브랜드만 주저리 소개하고 앉아 있으려니까 '무얼 위해?' 라는 의문이 주기적으로 들고일어나곤 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아무래도 국내 패션 브랜드도 함께 소개해줘야 콘텐츠 구성의 균형감도 생기고, 예상치 못한(즐거운) 일의 접점이 아무래도 더 자주 생기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마침 무신사 홍보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주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나름대로 준비된 블로그 소개 자료를 새롭게 만들어 보내드리고, 이번 협업은 무조건 잘 될 거라면서 이메일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무신사와 함께 처음 소개한 국내 패션 브랜드가 'Kijun 기준'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0to1hunnit/412
만 33세 천상 문과인, 주접스러운 확대 해석의 지존으로서 마치 시인이나 소설가는 정작 눈곱만큼도 의도하지 않은 작은 표현의 함의까지도 필요하면 '직접 만들어' 파헤치는 수능 언어 영역 출제위원에 빙의된 듯 브랜드를 나름대로 이리저리 뜯어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소개했습니다.
물론 앞선 호언의 너스레에 부응하진 못한 통계 실적을 기록했지만, 아Q마냥 눈 가리며 적당히 성공적이었다며 자기 위로했습니다. 이 블로그가 사람이 막 많이 몰려드는 곳은 아닌 걸요.
하지만 역시 진심은 통하는 걸까요.
Kijun 기준의 대표님이 제가 쓴 포스트를 너무 좋게 읽어주시는 바람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딩 차원의 메시지까지도 함께 고민하며 작성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기존 소개 포스트의 주제를 이어받아서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고, 그 이야기를 다시 한번 콤팩트하게 압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쉽진 않았지만 정말 즐거웠습니다.
요새 제가 밀고 있는 문장이 하나 있는데요, <블로그 포스트 하나가 앞으로 이어질 인연 하나 같다>라는 표현입니다. 무슨 글이든 아무튼 허투루는 못 쓰겠다는 다짐이자 의지인 셈이죠. 기왕 쓸 거면 매 순간 진심을 담으려 노력할 것이고, 항시 <낙장불입> 네 글자를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2018년 10월부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혼자 괴로워하면서 자체적으로 설정한 마감 시간을 지켜 가며 닥치는 대로 글을 써 왔습니다. 그 관성 때문인지 글쓰기를 추동하는 아주 작은 구실이나 이유라도 하나 생기면, 그게 그렇게 기쁘고 좋더라구요. 하루키 옹이 몇 십 년 전에 툭 한 번 내뱉었을 뿐인데 훗날 지루한 유행어로 격상된 무려 <소확행>에 비견할 수 있겠습니다.
후, 설명충이라서 말이 길었네요. 아무튼 저는 이만 <스눕피의 힙합 이야기>를 쓰러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힙합 프로듀서 '메트로 부민 Metro Boomin'에 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볼 겁니다. 곧 포스트 올라가요.
근데 누가 시켰냐고요? 아뇨, 제가 그냥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라니까요! 그 짓 하면 돈이 되냐고요? 당장은 돈 안 된다니까요! 그냥 제 노후 준비입니다. 차곡차곡 쌓아 가는, 어떤 의미에서의 30년 납 보험 같은 거죠. 중간에 아프진 말자.
(그래서 하는 말인데) 블로그 스타일상 영업 글은 거의 안 쓰지만(썼지만), 혹 개인이든 기업이든 브랜드든 서비스든 <잘 정리된 좋은 메시지>가 필요하실 때 편하게 연락 주세요. 기고 연락도 언제나처럼 환영입니다.
갈 땐 가더라도 스눕피 제안 정도는 괜찮잖아?
소중한 시간 내어 제 글을 읽어주셔서 늘 백 번 천 번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친절하게
대해 준 사람보다
당신에게 한 번이라도
친절을 베푼 사람이
당신에게 또 다른
친절을 베풀 것이다.
- 벤저민 프랭클린
[그리고 오늘의 추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