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을 찾아 뻗어가는 Leorosa & Sinéad O'Dwyer
패션 디자이너 '마틴 로즈'의 말마따나 본래 '아웃사이더'를 위한 문화로 치부되었던 <패션>이 '조' 단위의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정말 다양한 논의거리를 안은 색다른 테마 패션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 같아 매우 재미가 있다.
할 말 많은 사람이 세상엔 아직 이렇게나 많고, 그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빈틈을 찾아 어떻게든 뻗어나간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 동문 '줄리안 타펠'과 '파올리나 레첼'은 지금으로부터 50년 뒤, 컬러만 다른, 같은 디자인의 가디건을 또다시 사러 올 수 있는 브랜드로의 진화, 그 장수를 기원하며 니트웨어 레이블 <Leorosa 레오로사>를 운영한다.
대학 졸업 후, 앤티크 스토어에서 함께 일하며 빈티지에 관한 감도를 키우기도 한 그들은 대물림되는 '할머니 스웨터'로 대표되는 가족 유산으로서의 패션에 집착한다.
또한 영화광으로서 80년대 영화의 스크린샷을 서로 주고받으며 영감의 메시지를 공유한다(멀리 떨어져 왓츠앱으로 소통을 했다고).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패션의 혁신'을 말할 때, 너무나 예상이 가능한 '기술적 관점'에 입각한 이야기가 아니라 트렌드의 변덕을 이겨내고 시간을 견뎌 끝내 계승되는 <헤리티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점이 정말 흥미로웠다.
혁신의 대상이 어디 기술 뿐이겠습니까?
시간도 혁신의 대상입니다.
더욱이 각각 일본과 미국, 독일과 이탈리아의 피가 섞인 두 디자이너의 문화적 배경이 심플하고도 전통적인 디자인 속 컬러 포인트로 자기 주장하는 브랜드에 매력적인 색채를 더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주의깊게 살펴보게 되었다.
자, 다음!
한편 런던 베이스로 활약하는 아일랜드 패션 디자이너 '시네드 오드와이어'는 <기성복에 맞지 않는 당신의 신체 사이즈와 구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주장과 함께 세상 모든 사이즈의 옷을 제작하는 패션 디자이너다.
그래서 모델을 섭외할 때에도 폭넓은 브랜드의 사이즈 커버리지를 만족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며, 거기에는 휠체어를 타는 모델 역시 포함된다.
대표성을 갖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어떤 기준으로부터 배제되는 일은 정신 건강에 무척 해롭다고 말하는 그녀가 밀어붙이는 건 결국 <신체의 다양성>이라는 당연한 개념에 대한 포용 바라기다.
럭셔리 패션이
다수의 사람들을
완전히 배제할 때,
정신 건강에
정말로 큰 영향이
있을 거예요.
- 시네드 오드와이어 올림
언뜻 결함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디자인을 숨김없이, 의도적으로 제작해 밀어붙이는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을 위한
패턴 안에
공간을 만듭니다.
제길슨!
34년 인생을 <개말라>로 산 저에게는 그 패턴 속 공간을 좀 줄여주셔야겠습니다.
쩝.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