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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안개 석연 Mar 25. 2016

가을이다 2

가을이다.

어느새 훌쩍 시간을 건너뛴 듯

낙엽은 떨어져 나뒹굴고


뭘 했나 싶다

분명 바쁘고 고단한 날들이었건만

난 뭘 했나 싶다


시간의 수레에 얹혀 달려오면서

내가 내 발로 걸은 시간과 거리가 짧다 보니

벌써 여기인가

아니 벌써 가을 넘는 고개인가 싶다


한 발 한 발 따박따박 걸으며

아 걷고 있구나

여기저기 이것저것

보고 듣고 느끼며 걷지 못한 시간의 공백이

어느 날 훌쩍 건너뛴 시간 너머에

나를 휙 던져둔 것 같기만 하다


가을

스르르 감기는 눈처럼

스르르 가을 속으로 잠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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