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혼자 아들 셋 키우다 보니 힘든 적도 있었다.
아침에 아이가 늦게 일어나서 짜증을 내며 한창을 실랑이하다가 겨우 아이를 보냈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린 채로 운전을 해서 출근하는 길에 괜히 앞 차에 경음기 빵빵 울려대고, 앞지르기 막 해대고, 과속으로 달리다가 사고가 났다고 한다.
그러면 이 사고는 아이 때문인가, 본인 때문인가?
2016년 9월 5일
1. 아침에 첫째와 둘째가 일찍 일어나 짜증을 내지 않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내가 그렇게 짜증을 많이 냈어도,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등굣길에 차 안에서 룰렛을 돌려 달라고(무슨 게임 관련해서 매일 룰렛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화를 해 준 첫째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3. 갑자기 아이들 학비가 몰려서 생활비 통장이 마이너스로 될 뻔했는데, 그래도 다른 여윳돈이 있어서 그렇게 되지 않아 감사합니다.
4. 리셉션 직원이 친절하게 수납을 해줘서 감사합니다.
5. 화요일 베트남 공안과 약속이 미뤄져서 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2016년 9월 6일
1. 아침에 첫째와 둘째가 일찍 일어나 같이 아침을 먹으며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콜럼비아 아시아 병원에 서류를 떼러 갔는데, 직원들이 친절히 응대해 주어 감사합니다.
3. 발급받은 서류를 본부에 첨부로 해서 보냈는데, 잘 받았다는 회신이 와서 감사합니다.
4. 오랜만에 XX식당에 예약을 했는데, 친절히 응대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5. 첫째와 둘째가 흔쾌히 XX식당에 간다고 해줘서 감사합니다.
6. 집 싱크대 물이 새서 걱정했는데, 푹(리셉션 직원)이 친절하게 고쳐 준다고 해서 감사합니다.
2016년 9월 13일
1. 아침에 첫째는 제 때 일어나 7시에 내려가 줘서 감사합니다.
2. 아침에 둘째가 조금 늦게 일어났지만, 그래도 웃으며 등교해 줘서 감사합니다.
3. 다음 달 일시 귀국 건강보험 변동 신청서 처리가 잘 되어 감사합니다.
4. 어제부터 시작한 베트남어 과외가 보람이 있어 감사합니다.
5. 그동안 밀렸던 서류 정리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6학년 학기 초만 하더라도 담임 선생님의 문자와 전화가 아침에 아내에게 안 오면 섭섭할 정도였다.
"어머님, 오늘도 H가 등교를 안 했네요.", "어머님, 아직도 H가 접속을 안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