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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다 Nov 01. 2020

[후기] 2년이 지나고 느낀 점

안개를 걷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밧줄을 묶는 연습이더라고요



안녕하세요!

이 이야기를 완결 지을 날이 올 줄 상상도 못 했던 터라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사실 얼떨떨하기만 하네요


이 만화는 정말 무기력했던 ‘2018년의 겨울’ 한 달간의 운동 도전기를 담았습니다. 놀랍게도 이 1달간의 도전기를 무려 2년 가까이 연재했다는 사실이 조금 쑥스럽네요.

이 이야기를 처음엔 아무도 모르게 혼자 그려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이 곳에 올려서 독자분들을 만난 것이 가장 잘한 선택이라 생각해요. 혼자였다면 3일 차 이야기를 그리다 포기했을 게 눈에 선하네요.



이걸 노리고 이렇게까지 질질 끌었던 건 아니지만, 이 챌린지 이후에 이어진 삶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 챌린지가 끝나고 저는 건강한 음식과 운동으로 예전과는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까요? 애석하게도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때때로 무기력하다 가끔씩 의지력이 끓어올랐고, 불쾌하게 배부를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배달음식을 좋아하며 현재까지도 다이어트는 진행 중이거든요..ㅎ



그럼에도 2년 전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지만 제 허리에 끈이 하나 묶여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끈을 붙잡고 따라가기만 하면,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안갯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거든요.


1달간 오롯이 저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하면서 얻은 것은 짙은 안개를 걷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닌, 제 허리에 단단하게 끈을 묶는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만화를 그리면서, 종종 독자분들이 다시 요가를 시작하시거나,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댓글을 받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과분하면서도 신기하고, 정말 뿌듯했습니다. 모두 답을 달아드리진 못했지만, 달아주신 댓글은 모두 읽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피드백을 주신 구독자분들을 비롯해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모두 풀어낸 지금은 숙제 한 권을 끝낸 것처럼 후련합니다. 당분간 재충전을 하면서 다음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지게 될지 최대한 제 마음에 귀 기울여 보려 합니다.

늦지 않게 더 재밌는 이야기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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