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꼬르륵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한 노인이 마침내 거대한 청새치를 만났습니다. 3일간의 사투 끝에 그는 청새치를 잡았죠.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상어들이 나타났고, 노인이 항구에 도착했을 때 청새치는 뼈만 남았습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제가 운영하는 독서토론 모임 '우아행(우리 아이 행복한 책읽기)'에서 이 책을 읽었을 때,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에이. 뼈만 남았는데 무슨 소용이에요? 노인이 헛수고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다른 친구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죠.


"고2까지 놀다가 막판에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면 그게 위너 아닌가요?"


저는 한참을 생각했어요.


'정말 결과만 좋으면 결국 위너인 걸까? 결과가 나쁘면 그 과정은 의미가 없는 걸까?'


요즘 우리 사회는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떤 과정을 거쳤든 '고생만 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결과만 좋으면 그 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쉽게 용인하는 분위기고요.


하지만 살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진짜 중요한 결과는 과정과 과정이 이어져 만들어진다는 걸. 눈앞에 보이는 잠깐의 결과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만드는 그 과정이 결국 진짜 결과를 만든다는 걸요.


저는 노인이 비록 뼈밖에 남지 않은 청새치를 가져왔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청새치보다 큰 자존감이 자리 잡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가 살아가는 동안, 그 자부심이 그의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고 나서, 과정의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소설을 써봤답니다.


사실 저는 소설을 배운 적도 없고, 판타지 소설은 당최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 마음 하나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러니 조금 허술하더라도 돌은 던지지 말아주세요. 대신 댓글은 환영입니다. 조금은 읽을 만한지 솔직히 좀 궁금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