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의 매미 소리가 무성하게 울렸다. 미나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섰다. 사실 오고 싶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뭐 좀 사 먹으려고 했더니, 카드가 막혀버렸다. 할 수 없이 엄마한테 연락했더니 '엄마 일하는 편의점으로 와'라는 답장만 왔다.
'귀찮게...'
미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냥 문자로 해결하면 될 일을.
"어? 미나야?"
엄마가 진열대 정리를 하다 말고 놀란 얼굴로 미나를 바라봤다.
"엄마, 카드."
"아, 그래. 잠깐만."
엄마가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고 카운터 쪽으로 갔다. 미나는 휴대폰을 보며 서 있었다. 채린이한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
'미나야, 오늘 우리 집에서 공부하자'
미나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요즘 채린이랑 있으면 왠지 불편했다. 전교 1등 한 이후로 채린이가 자꾸 이상한 질문을 했다. "너 언제부터 수학 그렇게 잘했어?" "혹시 과외 받아?"
그때 "딸랑" 하고 편의점 문이 열렸다. 어린 여자아이가 울먹이며 들어왔다.
"저, 혹시 우리 오빠 어디 갔어요?"
엄마가 아이에게 다가갔다.
"응? 오빠? 친오빠 찾는 거야?"
"네. 우리 오빠요. 여기서 일하는데요."
미나는 대충 듣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의 무릎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게 보였다.
"어머, 다쳤네. 어디 아프니?"
엄마가 서둘러 아이를 파라솔로 데려갔다. 미나도 별생각 없이 따라 나갔다. 할 일도 없었고.
"조금 전에 길에서 넘어졌는데 무릎이 너무 아파요. 오빠가 여기서 일하고 있는 거 알아서 왔어요."
엄마가 급하게 생수를 가져와 상처를 씻겨주기 시작했다. 미나는 옆에 서서 그 모습을 봤다.
"넌 이름이 뭐야?"
엄마가 밴드를 붙여주며 아이에게 물었다.
"이미나요."
"미나?"
엄마가 잠깐 미나를 쳐다봤다.
"여기 이 언니도 이름이 미나야."
"와, 진짜요?"
어린 미나가 미나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미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근데 미나 엄마는 어디 계셔? 연락해줄까?"
"아니요. 엄마는 병원에 있어서 못 와요."
"...그렇구나."
엄마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어? 미나야?"
그때 멀리서 누군가 급히 뛰어왔다. 미나는 그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준수였다. 여기서 종종 일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마주치니 당황스러웠다. 준수가 여동생을 보자마자 다친 무릎을 살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다쳤어? 어쩌다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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