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가 사라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미나는 매일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 정지소를 관찰했다. 지소가 교실에 들어오면 가방을 어디에 두는지, 쉬는 시간에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모두 지켜봤다. 혹시 노트를 꺼내 보지 않을까, 혹시 무언가 적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처음 이틀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지소는 평소처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쉬는 시간에는 주로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었다. 미나는 지소의 가방을 뒤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참았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그런데 사흘째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야, 지소야. 우리 점심 같이 먹을래?"
3반에서 제일 인기 많은 여자애들이 지소에게 말을 걸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소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날부터 지소 주변에는 늘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흘째, 체육 시간이었다.
"정지소, 너 진짜 피부 좋다. 무슨 화장품 써?"
"지소야, 너 옷 어디서 사? 센스 진짜 좋은 것 같아."
예전에는 미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이 이제는 지소에게 붙어 다녔다. 미나는 멀찍이 떨어져 그 모습을 지켜봤다. 지소의 얼굴에는 어색하지만 기쁜 듯한 미소가 번졌다.
'노트 때문이야. 분명히 그래.'
미나는 확신했다. 지소가 노트에 소원을 적기 시작한 게 틀림없었다.
닷새째 되던 날, 점심시간이었다.
"야, 들었어? 정지소 길거리 캐스팅 받았대."
"진짜? 어디?"
"엔터테인먼트 회사래. 연습생 제안 받았다던데?"
교실이 술렁였다. 아이들이 지소를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지소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제 홍대에서 명함 받았어. 아직 부모님께 말씀 안 드렸는데..."
"헐, 대박. 너 진짜 연예인 되는 거 아니야?"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미나는 그 모습을 보며 손톱을 깨물었다. 명동에서 캐스팅?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는 것? 이 모든 게 노트 때문이 분명했다.
'내가 노트에 적었을 때랑 똑같아...'
미나는 자신이 노트에 외모를 바꿔달라고 적었을 때를 떠올렸다. 갑자기 달라진 외모, 사람들의 관심, 준수의 미소. 지금 지소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그때의 미나와 너무 닮아 있었다.
여섯째 날, 미나는 지소를 따라 화장실에 갔다. 지소가 볼일을 보는 동안 밖에서 기다렸다. 지소가 나오자 미나는 우연을 가장해 말을 걸었다.
"어, 지소야."
"...어."
지소는 어쩐지 미나를 불편해했다.
"요즘 좋은 일 많이 생기나 봐. 캐스팅도 받고."
미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소는 손을 씻으며 대답했다.
"응, 그런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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