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3장. 두근거리는 마음, 무거워지는 비밀

by 꼬르륵

"미나야, 나 준수인데… 아주머니가 핸드폰을 매장에 두고 가셨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학원 수업이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 미나는 채린과 떡볶이를 먹고 가도 되는지 물어보려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엄마에게 보낸 톡의 숫자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엄마는 핸드폰을 두고 온 줄도 모른 채 버스를 타고 오고 있거나, 버스 안에서 다시 매장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내일 찾으러 갈까 고민 중일지도 몰랐다.


"어... 어, 그래."


미나는 당황해 전화를 얼른 끊고 싶었다. 준수가 전화를 받자 너무 놀라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어? 잠깐만."


"어... 어, 왜?"


"이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나 지금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인데… 내일 오후에 나오신다니까 불편하실까 봐. 내가 가져다줄까?"


"어? 아, 아니야, 아니야."


미나는 급히 소리쳤다. 준수가 직접 집까지 가져다주는 건 너무 미안했다. 게다가 미나의 집이 어디인지 준수가 아는 것도 어쩐지 꺼림칙했다. 미나네는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럼… 내일 아침에 학교에서 줄까?"


"... 어... 어."


그렇게 하면 엄마는 하루 종일 핸드폰 없이 지내야 했다. 하지만 미나는 당황해서 머리가 하얘졌다. 통화가 계속될수록 아무 말이나 뱉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근데 너 지금 어디야?"

"나? 나... 국가떡볶이… 인데?"

"아, 거기. 여자애들 많이 가는 데, 빨간 간판 있는 집 맞지?"

"어... 맞아."

"떡볶이 먹고 갈 거야?"

"어? 응..."


미나는 빨리 끊고 싶어 손에 땀이 찼다. 옆에서 채린이 궁금하다는 듯이 미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맛있게 먹고 가."


"어, 응."


미나는 얼른 전화를 끊었다. 끊고 나니 인사도 없이 너무 급하게 끊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보자'라든가, '챙겨줘서 고마워' 같은 말은 했어야 했는데. 미나는 자꾸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구야? 왜 그렇게 놀라?"


"... 준수인데, 엄마 핸드폰을 주웠대. 지금 가지고 있나 봐."


"진짜? 그냥 매장에 두면 될 텐데. 어차피 내일 가시잖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꼬르륵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흔들리는 들풀 같으나 은근히 강한 사람, 연년생 남매를 키우며 대화를 배우는 사람, 라디오와 음악으로 기쁨과 위로를 주고 싶은 사람 입니다. 건강하고 무해한 글을 좋아합니다.

21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2화12장. 돌아갈 수 없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