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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꼬르륵 Sep 12. 2023

엄마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중

소아과 뺑뺑이 이건 아니지 않나요?

   

아이가 열이 39도가 넘은 날이었다. 초보 엄마, 아빠였던 우리 부부는 안절부절못하다가 신촌의 S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때는 한창 코로나 19로 온 나라가 비상인 시기였다. 2주 전 고열 증세가 있었던 나는 응급실 출입문에서부터 출입이 제한됐다. 남편과 첫째 아이가 응급실로 들어갈 때 만해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저녁 8시에 병원을 찾았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더 이상의 치료를 포기하고 돌아온 거였다. 열이 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검사도 많았지만 대기자가 많았다.


우리는 아무리 열이 나도 응급실을 가봐야 고생만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다행히 아이는 후에 열이 내렸지만 만약 더 급박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과연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까? 부디 아이가 밤중에 아프지 않기만을 바라야 하는 것일까? 그곳은 서울에서 밤에 갈 수 있는 단 네 곳의 소아과 응급실 중 한 곳이었다.      


응급실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갖고 있던 중에 소아과 응급실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됐다. 소아과 뺑뺑이를 돌다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세상을 떠난 아이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이는 난치병을 앓던 것도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었다. 수영을 하고 놀다가 감기에 걸렸고, 감기가 ‘급성 폐쇄성 후두염’이 됐다. ‘크룹’이라고 하는 이 병은 4~5일 정도 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되는 병이었다. 그런데 5살 아이가 치료를 받을 병원이 없어 뺑뺑이를 돌다가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사건을 담당 프로에서 다루며, 재난으로 다가 올 소아과 부족 문제를 소개했다.


2023.6.30.


최: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라 허리케인 댓글 쇼 네 이번 주 화제 뉴스를 골라서 씻고 뜯고 물어줄 두 명의 뉴스 캐스트를 소개합니다.


최: 근데 두 분이 뭐 공통점이 있다면서요      


천: 저희가 워킹맘이에요.      


곽: 워킹맘 곽 기자도      


최: 애기들이 어떻게 몇 살쯤 되는데요.      


곽: 저희 애기가 20년생 지금 네 살이요.      


최: 네 살 금산댁은      


천: 저도 첫째가 20년생 네 살이고 둘째가 전 또 둘째, 세 살이요.      


최: 그래요. 그죠 자 그러면 첫 번째 뉴스 자 그러면 금산 때 천 피디 차례입니다. 금픽 뉴스 뭡니까?      

(마이클잭슨-HEAL THE WORLD 흘러나온다)


천: 네, 마이클잭슨의 세상을 치유하자라는 메시지의 노래인데요.


최: 근데 힐더월드 왜 이 곡을 선곡해 왔어요. 어떤 뉴스 소개하려고?


천: 뉴스는요 응급실 뺑이 돌다가 5살 아이 사망 이건 아니지 않나요?    

 

천: 소아과 응급실 뺑이를 돌다가 5살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병원과 인프라가 있다고 생각하는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충격이 컸는데요. 그 5살 오 군의 병명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이었어요. 1명 크룹이라고 하는 건데       


최: 후두염이라는 게 인제 목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목에 염증이 생기는      


천: 네. 감기가 심해지면 그렇게 크룹이 되기도 하는데요.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크룹은 사 5일 정도만 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되고, 목숨을 잃을 정도의 병은 아니라고      


최: 큰 병은 아니었다      


천: 희소병이나 난치병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오 군이 목숨을 잃었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바로 응급실 뺑이 때문입니다. 간략히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면, 오군는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놀다가 온 후로 고열과 기침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 후에 처방받은 약을 먹었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6일에 119에 신고해서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이송이 됐으나 진료를 받으려면 네 5시간을 대기하라는 말을 듣고 다른 여섯 곳의 병원에 구급대원이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장기간 대기 또는 소아 진료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거절을 했어요. 그래서 16차례 통화를 한 후에 겨우 한 병원에 연결이 됐지만 진료는 가능하나 입원은 불가능하다 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에 가족들이 해당 병원에서 치료만 받고 퇴원을 했는데요.      

다음날 저녁에 기침이 심해져서 다시 병원에 가려고 채비를 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에서 쓰러져서 끝낼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 그래서 요때 다시 인제 앰밸런스를 부르고 해 봤지만 이미 이 어린 생명은 숨이 끊어진 상태였었을 거예요.     


천: 그렇죠. 오 군의 아버지는 서울에서 5살 아이가 숨을 못 쉬어서 죽었다니 기가 찰 탈 노릇이라고 분노를 했어요.      


최: 그러니까 전에 보면 지방 같은 경우에 응급실 뭐 이렇게 소위 뺑이 이래서 생명을 잃었다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이 같은 경우에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정말 사태 심각성이 더 컸던 것 같은데,      


천: 참고로 저희 서울 수도권에 소아청년과 가 최근 5년 동안 660이 곳이 문을 닫았고 올해 67개 병원에서 소아청년과 전공이 207명을 정원을 모집을 했는데 지원자는 단 33명뿐이었다고 합니다.      


최: 그날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걸 보니까, 병원에 소아 청소년 의사를 자원하는 그런 인턴 레지던트가 없는 거예요. 이 큰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천: 그래서 소아과 전문의 말씀하신 대로 후배가 없다. 턱끝까지 물이 와 있다. 자칫하면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이다라고 전문의들은 상황이 지금 재난급이라고 토로를 하고 있습니다.      


최: 아주 심각한 얘기인데 제가 이 아이들 낳고 그랬을 때 여러분 두 분의 아이들보다도 더 어렸을 때만 해도 동네 가면은 소아과가 있었어요.

그러면 백성의 목소리 어떻게 달렸습니까? 이 기사에      


천: "아이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나라가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 동네는 환절기 앱으로 대기를 거는데 일찍 한다고 해도 많을 땐 대기 50명입니다. 더 빨리 하려고 나름 8시에 문 열기 전에 병원에 가도 대기가 15명입니다." 그래서 신종 표현이 나왔어요. 소아과 오픈런이라고    


최: 열자마자 달려간다?       


천: 엄마들이 달려가지고      


최: 아니고 오픈런이 아니고 새벽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던데 열면 바로 들어가려고, 두 분도 이제 워킹맘이고 아이를 키우니까 어때요      


곽: 저희 동네에는 애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근데 소아청소년과 소아과가 하나밖에 없어요.

요즘에는 앱으로 먼저 등록을 하고 병원을 가거든요. 근데 기본 6,70 명이어서요 퇴근하고 갈려고 해도 그래서 저는 옆 동네로 네 병원을 다니고 있어요.      


천: 저는 어린이집에서 이제 근무 중에 애가 열이 높다는 전화 연락을 받은 거예요.      


최: 지난번에도 그러다가 갔었잖아.      


천: 예 그래서 5시에 부랴부랴 이제 회사에 일과 가정 양립이라는 근무 제도가 있어서 그걸 신청하고 이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면서 전화를 했어요. 6시 반까지 진료를 보시 보니까, 어머니 지금 예약이 다 차서 오셔도 진료를 못 받아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애는 이렇게 펄펄 끓는데 그러니까 저는 이제 다급한 마음에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해봐야겠다. 그냥 갔어요.      


최: 딴 데 방법이 없으니까.      


천: 그래서 병원에 앉아서 선생님 안 된다고는 하셨는데 혹시 몰라서 와봤어요.라고 그냥 계속 기다렸어요.   

그러니까 6시 반 진료 시간이 마칠 때쯤에 어머니 계속 기다리셨는데 좀 당겨서 진료를 봤어요. 하면서 겨우 진료를 봤어요. 그러니까 그냥 사실 그렇게 들이대서 진료를 봤어요.      


최: 지금 뭐 두 분의 얘기뿐만이 아니고 청취자분들 중에도 워킹맘들 또 아빠들도 많이 계실 텐데 다들 이런 경험들 있을 것 같아요.      


최: 젊은 엄마 아빠가 뉴스 보고 있다. 과연 애 낳고 싶은 생각이 들까 겁이 나겠더라니까      

청취자분들 문자 조금 더 살펴볼게요 “의사 정원을 늘려야 합니다. 이러다 외국인 근로자처럼 의사도 수입해야겠네요” 네 자, 천 피디가 더 조사를 해 봤다면서요      


천: 방금 말씀 이런 이야기도 나왔잖아요. 의대 정원 의사 정원 근데 의대 정원을 늘려라 라는 댓글도 꽤 많았는데요. 지금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못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를 늘리면 소아과를 의사가 많아질까요? 지금 앉아있는 소아과 의사들이 소아과 할 수 있는 게 먼저입니다. 소아과 의사들이 청진기 대신에 보톡스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댓글도 있었어요.      


최:그리고 천 피디가 인터뷰도 했어요?      


천: 지금까지는 문제점을 계속 지적을 했잖아요. 그런데 중요한 건 대안이잖아요. 현장에서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과 지난 3월에 폐과 선언을 하기도 했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님의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컷)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현장 상황에 맞는 대책을 내놔야 되거든요. 보건복지부가 내놓는 대책 자체가 현장 전문가들하고 이게 밀도 있는 상의를 한 다음에 내놓는 게 아니라, 거의 뭐 진료비가 30년간 고정돼 있고 병원을 유지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진료 수가를 늘리는 거는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인 거예요.      


천 : 그러면 이후에 또 다른 대안을 제시를 하신다면...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 회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진료할 수 있는 여건 고생하는 거에 대한 어느 정도 보상은 되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 그런 얘기죠      


네, 그러네요. 두 가지 얘기를 하네요. 진료 수가를 현실화해 달라 또 진료 환경 여건도 제대로 좀 만들어 달라.  


방송에서는 시간상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회장과의 통화내용을 세세히 다 소개하지 못했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아과 대란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국에 소아과 지원자가 단 33명, 이미 우리나라는 아이들이 아파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는 재난이 시작됐다. 과연 대책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부디 건설적인 대책을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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