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집 금리만...
갑자기 신혼희망타운 금리 인상, 전 정부 정책이라서?
우리 둘만 살 때는 집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욕심이라고 할 수도 없다. 집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공간이 아이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눈앞에서 매일 보다 보니 집의 넓이와 천장 높이, 그리고 방 개수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밤에는 작은 방에 두 아이의 장난감과 작품들로 놀이방을 꾸며줬더니 TV에는 관심도 없고, 거실로 나오지도 않았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4살, 3살 아이가 깔깔깔 하며 웃는데 '진작 놀이방을 만들어줄 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공간이 생활을 바꾼 것이다. 육아용품과 생활용품들을 과감하게 버리거나 베란다로 몰쳐 놓고 겨우 만든 공간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 키우는 부부들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
는 생각, 다들 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며 넓고 좋은 집에 사는 것이 쉬운 일인가. 집도 집이지만 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집에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는 생각을 다들 한다. 그러다 보니 나라에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주거 정책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라가 논의도 없이 갑자기 청약 당첨된 집의 대출 금리를 올린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생겼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신혼희망타운의 금리를 1.3에서 1.6으로 갑자기 올렸다.
결과적으로 지난 두어 달 다시 금리는 '원상복귀'되었지만 나는 황당했던 신혼희망타운의 금리인상건을 꽤 집중적으로 다뤘다. 타 방송에서는 일회성보도로 마친 사건이었다. 이유는 남 일 같지 않아서였다.
누군가는 '0.3' 금리 인상이 뭐 그리 크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 키우는 부모에겐 크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금액이 문제가 아니었다. '정권이 바뀌어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정책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신혼희망타운 금리인상 소식에 거리로 나온 입주예정자들의 한결같은 외침이었다.
-최일구의 허리케인라디오 9/1 방송-
PD: 출산율이 또 떨어졌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0.78이었는데요. 이번에 이 분기에는 0.7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의 출생률 수치를 들은 미국의 한 석학 교수가 머리를 부여잡은 대한민국 정말 망했네요. 와라고 말한 것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빔으로 계속해서 돌았어요. 그래서 지난주에 이어서도 그리고 이번 이번 주에 내내 이 동영상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MC: 그래서인지 이번 주에 출산 지원 정책 기사도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떤 게 있었죠?
PD: 네 이번 주에 유독 약속한 듯 출산 지원 정책 기사가 계속 쏟아졌습니다. 아마도 2분기 합계 출생률 결과 발표와 함께 시기를 맞춘 듯했어요. 그런데 쏟아지는 출산 지원 정책 소식 속에서 정말 출생률을 높이는 것에 나라가 절박한 것일까? 의문이 드는 정책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식을 한번 캐왔습니다.
최: 그렇군요. 일단 어떤 출산 지원 정책들이 나왔는지 정리부터 해볼까요?
천: 네 이번에 나온 출산 지원 정책 중에서 가장 호응이 있었던 것은 신생아 특공이었습니다.
아파트 청약을 넣을 때 신생아를 낳을 경우에는 특별 공급을 더 주겠다.라는 거였는데 이게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신생아가 있으면 더 쉽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게 해 주겠다. 2년 이내에 그러니까 2023년 1월 일생부터 임신 출산을 증명하면 아파트 우선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출산할 시에는 주택 구입 시 대출 가능한 가격도 6억 원 이하였는데 9억 원 이하까지 확대를 해줬고요. 대출한도도 4억에서 5억까지 그리고 대출 금리도 소득별로 좀 다르긴 하지만 최대 1.6%까지 낮췄습니다. 전세대출의 경우 경우에는 1.1%로 낮췄고요. 대출 금리는요 자세하게 인터넷 기사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약을 넣을 수 있는 기회도 그동안 부부에게 딱 한 번만 있었었는데 이번에는 부부에게 각각 1회 해 가지고 이 회까지 청약통장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육아휴직 유급 지원 기간을 1년이었는데. 1년 6개월로 늘렸습니다.
MC: 그러면 이 정도 이렇게 대출 한도도 4억에서 5억으로 늘리고 이러면은 어떻게 내 집 마련이 좀 쉬워질까요?
PD: 쉬워질 거 같아요. 그래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뭐 더군다나 특별공급 대상자가 되니까. 다만 제가 조금 더 일찍 애를 낳은 게 아쉬울 뿐입니다.
MC: 뭐 아직 젊잖아요.
PD: 더 이상 힘듭니다. (웃음)
MC: 여론은 어때요?
PD: 여론은 긍정적이더라고요. 일단 혼인을 하지 않아도 임신과 출산만 증명을 할 수 있으면 특공 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동거도 가능하고, 미혼모 또는 한부모 가정 이런 경우에도 좀 이렇게 출산율을 높이려면 이런 가정도 지원해야 된다라는 목소리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시니까 제가 더 본론으로 갈게요
그런데 의구심이 들었던 정책은 뭐냐면 신혼희망타운의 금리를 정부가 지난달 30일에 갑자기 올렸습니다. 이 뉴스가 근데 묻혔어요.
이 신원희망타운이 뭐냐면 2018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한 공공주택 사업이었는데요.
2025년까지 10만 가구 분양의 목표였는데 일정에 밀려가지고 2028년까지도 지금 입주를 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했었는데 이거를 갑자기 1.3% 고정 금리를 해주겠다고 한 거를 1.6으로 논의도 없이 0.3을 올린 거예요. 그래서 신혼부부들이 굉장히 당황을 했습니다.
입주 예정자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컷)"자금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리는 경우의 수가 나오니까 아무래도 이제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뭐 아이들 학원을 한 번 보낼 거를 하나 줄이던지 그러니까 자금 계획이 틀어지게 되죠."
PD: 정리하면 1000만 원 정도 만약에 3억 원을 대출을 받으면 1000만 원 정도의 이자를 더 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근데 이게 아이들 키우면서 적은 돈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거에 대해서 정부는 최근에 주택청약 저축 통장 금리를 0.7% 인상해 줬기 때문에 수지를 맞추려면 정부 정책의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문제는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주택 뉴홈 대출 금리는 그대로 두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신원희망타운의 금리만 인상했다는 겁니다.
MC: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거 같은데요?
PD: 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입주 예정자의 의견 한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컷)"저쪽에만 혜택을 두고 이전에 있었던 것들은 약속을 거의 무효화한다는 느낌이거든요. 계약금도 냈고 중도금을 냈는데 갑자기 금리를 올려버리면"
MC: 그렇겠네요. 정부 입장은 뭐예요?
PD: 정부는 당시의 금리 변동 가능성을 안내했다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 저도 봤는데요. 보험 특약처럼 작게 한 줄이 있는 거예요. 작은 글씨로 그리고 처음에 이 신원희망타운을 홍보할 때 홍보 팝플렛의 1.3%의 고정 금리를 굉장히 홍보를 세게 했습니다.
입주 예정자분들 입장에서는 그 부분의 메리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이 신혼부부들이 굉장히 많이 당황하고 있고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데, 그래서 제가 맘카페나 내 집 장만 아카데미 등등 인터넷 카페를 돌아봤어요. 여론이 어떠한가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당첨돼서 기다리는 분들을 뭐로 보나요? 정말 기가 차네요. 작은 평수지만 1.3%의 고정금리가 좋아 보여서 했는데 고지 없이 인상이요. 그런데 수익 공유는 그대로요"
PD: 이 수익 공유가 뭐냐면 집을 팔 경우에는 또 시세보다 더 싸게 들어갔기 때문에 50%의 수익은 또 나라와 나누게 돼 있거든요.
MC: 그거는 또 그대로 두고 금리는 올리고?
PD: 네. 그러면 이 수익 공유 조율을 다시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문제 제기를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0.3%가 크건 작건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바뀌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출산율을 정말 높이겠다는 건지 현 정권의 성과 위주로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MC: 그러니까 신혼부부들의 어떤 출생률 이거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러는 건데 자꾸 이렇게 이 뭐랄까 신뢰를 못 가게 정책들이 집행이 되고, 그러면 되겠습니까?
PD: 네 더구나 나라에서 하는 거니까 더 믿고 한 건데 그래서 신혼부부들의 목소리는 이겁니다.
"신혼부부들한테는 어느 정권의 정책인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처음에 약속을 지켜달라 정권에 상관없이 출산 출생률을 높이겠다는데 나라가 진정성을 보여 달라
MC: 어유 금산댁이 아주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 왔네
PD: 저한테 당면한 문제니까 또 신혼부부들이 겪는 어려움이니까. 저도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MC: 살이 되는 뉴스를 정말 발굴 잘해 왔어
PD: 아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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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한 차례 더 후속보도를 하면서
해당 방송 영상에는 신혼부부들의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그리고 3일 전 반가운 댓글이 달렸다.
"일전에 언급해 주신, 현 정부의 핵심정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벌어진, 신혼희망타운 수익공유 모기지 금리 인상건! 취소되었습니다ㅠㅠ!!! 최일구 님의 라디오에서 2번이나 콕콕 집어 언급해 주셔서, 많은 신혼부부들이 위안을 얻었고, 이슈화가 되어 금리 정상화까지 이뤄졌습니다. 정말 참된 언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여러가지로 상황은 어렵지만 'PD로서 밥값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다시 힘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