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에 대한 이해 없이 증상만 나열하며 비교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약자로
1) Attention Deficit (주의력 결핍)
2) Hyperactivity (과잉행동) Disorder (장애)
두 단어가 결합된 진단명이다. 그래서 ADHD는 크게 두, 세 가지 정도로 구분된다.
1) 주의력 결핍 우세형 (조용한 ADHD)
Hyperactivity(과잉행동) 이 빠진 ADD(Attention Deficit Disorder)라고도 부르고 요즘은 ADHD-I형이라고도 한다. 차분해 보이고 산만하진 않지만 조용히 멍 때리고 딴생각을 하며 집중을 못하는 유형이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겉으로 티가 잘 안 나서 발견이 어려운데 특히 여성한테서 많이 나타난다.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박소현 씨가 조용한 ADHD라고 밝혔다.
2) 과잉행동 /충동성 형
ADHD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시끄럽고 산만한 유형이다. 에너지가 넘치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 어린애들(특히 남자애들)한테서 잘 나타난다. 성인들은 나이 먹고 성장하면서, 과잉행동은 줄어든다. 연예인 중 강남이 이 유형이라 알려졌다.
3) 혼합형 (복합형)
말 그대로 위 1,2번의 특성을 다 가지는 유형이다.
ADHD의 주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전전두엽의 기능저하'이다. 모든 동물들이 뇌가 있지만 고등생물일수록 전두엽이 발달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영장류 포함)에 비해 결정적으로 가장 발달한 부위가 바로 이 전두엽이다. 이 전두엽은 충동 및 행동을 억제하고 의지, 인내력을 발휘하며 논리적인 사고,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를 예상하고 계획하며 감정을 조절하여,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흔히 두뇌발달 과정을 말할 때 아래에서 위로 발달한다고 한다. 가장 아래에 있는 뇌간, 소뇌가 제일 처음 발달하여 생명에 관련된 자율신경과 운동을 담당한다. 그 후 변연계가 3세 이전까지 발달하여 본능, 감정들을 인지하게 하고 이후 바깥의 대뇌는 15세, 전두엽은 20세까지 발달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중 전전두엽이 가장 늦게 발달하기 때문에 사춘기 청소년들이 미성숙함으로 인한 공격적인 성향과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전전두엽의 발달은 늦지만 전두엽은 5~6세에도 발달하는데 ADHD 아이는 이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과 행동이 유사하다.
전두엽도 운동피질, 전전두피질 등으로 나뉘는데 전전두피질이 전두엽의 핵심으로 도파민 시스템과 직결되어실행, 기억, 판단, 계획, 반응 조절 등의 가장 고차원적 기능을 담당한다.
ADHD는 도파민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뇌의 신경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면 도파민은 운반체에 의해 재흡수가 된다. 분비, 재흡수를 반복하며 조절, 유지되는데 도파민이 너무 많이 재흡수되거나 너무 적게 분비되어 불균형 상태가 되면 전두엽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이 도파민이 즐거움의 보상과 관련하여 살아가는 원동력 즉 동기를 유발하는데 과다하면 환청, 환시를 보는 조현병, 부족하면 ADHD, 아예 사멸하여 고갈되면 파킨슨병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ADHD 약으로 알려진 콘서타가 이 도파민의 재흡수를 줄여 도파민 농도를유지시킨다고 한다.
국내 ADHD 권위자인 반건호 교수님의 설명에 따르면 ADHD 환자의 뇌는 전전두엽의 발달이 또래에 비해 지연된 것이라고 한다. 신경발달 문제가 쌓여서 조절 능력 문제를 가져오고 부주의와 충동조절과 같은 행동문제로 연결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전두엽(뇌)의 명령체계가 약해서 뇌와 몸이 원활하게 동기화가 안 되는 것이 문제이므로 단순히 이 사람이 게을러 보이고 무기력해 보인다고 의지만 놓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신경발달의 지연과 관련된 문제라면 발달하여 성인이 되면 부주의하고 충동적인 많은 부분이 개선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문제들은 적절히 개입하여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많은 ADHD 환자는 자기 실제 능력과 지능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더 낮은 영역의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자기 조절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쁜것(도박, 알콜, 흡연, 식이장애 등)에 쉽게 중독된다. 주변인에게 원치 않는 피해를 끼치거나 오해를 받아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고 주변 사람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더 자주 듣게 된다.
오은영 박사는 ADHD를 치료하는 목적이 환자가 한명의 인간으로서 불편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시가 아닌 존중받으며 건강히 살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지나친 자책으로 스스로를 깎아먹기 전에 제대로 진료하고 파악하여 존엄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 자신의 능력을 오롯이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