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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재벌샘정 Jun 20. 2021

마음의 양식보다 몸의 양식이 먼저인 삶

끼니를 대충, 간단히 말고잘 먹고살자

적당히 배부른 소크라테스로 살고 싶다, 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 조율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름 노력을 하면서 살고자 합니다.


비빔밥을 만들면서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를....


몸을 위해 운동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먹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이 가장 큰 전환점을 맞은 것은 1996년.

큰 아이를 낳고 두 번의 계류유산의 고통을 경험하면서 7년 만에 얻은 둘째.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의사의 이야기. 

해줄 것이 없으니 그냥 집으로 데리고 가라고. 

아이는 의사들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선천성 질환을 가지고 내게로 온 거라고.


대구 패놀 사건을 경험하면서 환경과 마실 물, 먹는 음식에 관해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선천성 난치병을 가진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정신줄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아이와의 시간이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하루하루가 귀하디 귀한 시간들이었고

하루라도 아이와의 시간을 연장하려면 나도 잘 먹고 아이도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수술의 가망성 조차 없다지만 포기하기 싫었고

단 1%의 가능성이라고 믿고 수술을 해줄 의사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3월에 태어난 아이는 기적처럼 우리 곁에 머물면서 8월에 첫 수술을 시작했어요. 

10시간 넘는 수술을 견딘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지켜내야 했던 엄마인 나.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서 가장 밥 잘 먹는 보호자로 소문이 났습니다. 

핏덩이 아이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고

아이 이름으로 나오는 밥을 참으로 열심히도 먹었던 엄마였거든요.

견뎌내야 했고

그렇게라도 아이를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잘 먹고 기운 내서 중환자실을 나오는 너를 안을 준비를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몸에 좋은 거야 먹어 봐요."

늘 이렇게 말하는 엄마를 향해 어느 날 아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입에도 좋은 거 쫌 주세요."

ㅎㅎㅎㅎㅎ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요리는 권력이라 말하며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거를 가장 우선적으로 요리를 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아픈 아이라 하여 특별히 그 아이만을 위한 음식을 만드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픈 엄마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보는 시선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아이를 아픈 아이로 보지 않았으면 해요. 아이들에게 아픈 아이의 삶이 아닌 보통의 삶을 살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아이는 몇 번의 수술들을 잘 이겨내고 26살의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상위 1%가 되었고요.^^

희망의 증거가 된 아이입니다.

"어머니, 일단 제 인생은 성공한 거네요. 상위 1프로를, 그것도 2개나 찍었으니 말이에요."

라며 말하는 아주 밝은 에너지의 젊은이랍니다. 


6월 29일 검진일이라지만 엄마 샘정은 이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걱정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해도 된다>는 것을.

오지 않은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내 방식대로 해석하여 미리 앞당겨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자식을 죽음의 문턱까지 몇 번이나 보낸 본 엄마가 깨달은 것은 또 있습니다.

마음의 양식보다 몸의 양식이 먼저라는 거.ㅎㅎ


우리 가족은 특별히 보약을 먹이거나 영양제를 먹지는 않습니다. 

대신 건강한 먹을거리에 신경을 씁니다.


직접 텃밭에 농사지은 대파는 뿌리째 씁니다. 

텃밭에서 기른 부추도 영양 만점이지요.


아침은 비빔밥으로 풍성하게 먹었으니 일요일 점심은 간단하게 얼음물로 탱글탱글하게 만들오 쫄깃한 국수였습니다.



거의 매일 밥상에 오르는 야채이고요.




제철 야채, 특히 가지를 넣은 카레

 



바쁜 아침에 오징어 덮밥




4구 인덕션이 풀가동의 아침도 있고요



도토리묵밥도 맛나고




입이 심심할 때는 호박전도 맛나지요.




건강한 먹거리가 곧 보양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독립한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라 열심히 잘 챙겨 먹고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몸의 양식에 신경을 쓰고

10시 이전에 일찍 자는 습관이 있어서인 지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직장인인 60대 초반의 윤스퐁, 

학교 수업 준비와 글쓰기와 그림 그림 그리기로 컴퓨터와 아이패드를 끼고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나, 

노안이 아직 오지 않아

우리 부부 모두 책을 읽거나 스마트 폰의 글자를 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마음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몸의 양식을 먼저 잘 챙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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