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

사서일기_20250806_입사 300일차

by 천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은, 유난히 더 출근이 싫어진다.


이 비를 뚫고 가야한다니, 한숨이 푹푹 나오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는 힘 없는? 직장인이니까.

터덜터덜 걸으며 마음속으로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며 도서관에 입장했다.


와우, 오늘 같은 날도 이용자가 많다!

아, 너무나도 성실하신 이용자들이여!

오늘은 종합자료실 선생님의 오후 반차로 내가 대직을 들어가는 날, 제발 오늘도 무사히!!


이용자는 늘 많지만, 이용자 대비 유난히 이런저런 민원이 많은 날이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 날이 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게 된다.



오늘은 입차 300일차, 사서가 된 이후로 300일 넘게 다닌 곳은 처음이라 감회가 남다르긴 하다. 첫 번째 도서관은 이런저런 이유로 딱 8개월을 다녔고, 두 번째 도서관은 주 2일 단시간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3달 정도, 세 번째 도서관은 계약기간이 딱 8개월로 끝나면 연장이 얄짤 없이 없는 곳이었다. 이곳은 첫 번째, 세 번째 도서관과는 달리 규모가 작아서 그런가, 관장님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둘 다인가 모르겠지만 개관연장 사서에게도 기회를 많이 주려는 게 장점이다. 이런저런 소소한 민원은 있지만 데스크에 와서 직원에게 욕하고 위협하고 소리지르는 이용자는 없으니(예전에는 있었다고 한다, 내가 운이 좋은가보다, 아직까지는) 그것도 장점이다.


오늘은 지난 월요일부터 등장한 '정치 할머니'가 자기가 앉은 자리에 햇빛이 세게 비춰서 눈이 나빠질 것 같으니 블라인드를 내려달라는 요청과 연세 지긋한 이용자가 한글 프로그램 열기와 문서 저장, 이메일로 보내기, 인쇄하기를 문의하셨던 것을 제외하고는 무난한 하루였다.

다행히도... 하하하...


어쩜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오시는지...


오늘은 무사했으니, 내일도 무사하길...


300일이나 출근한 나에게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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