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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Sep 15. 2022

세상은 정말 공평할까?

인생은 결코 공평하지 않으며 이 사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은 공평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 구분 없이 모두 하루에 세끼를 먹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 주어진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잘 사는 사람, 바쁜 사람, 인류를 위해 일하는 사람에게는 슬쩍 한두 시간씩 덤으로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대식가가 아닌 이상 하루 세끼 먹는 것 역시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세끼에 뭘 먹느냐가 다르고 24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한 여름 삼복더위에 펄펄 끓는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바람 한 점 안 통하고  햇빛 한 줄기 안 들어오는 벌집 같은 쪽방촌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고층까지 등짐을 지고 날라 등에 허물이 벗겨진 사람도 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더위가 시작될 때부터 에어컨을 가동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보일러를 켜고 살아 집안은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더울 때 긴팔을 입고, 추울 때 반팔을 입고 다닌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된통 통박을 당하기도 한다.


심지어 에어컨과 보일러 가동의 부작용으로 자칫 피부가 건조해져 얼굴에 주름이라 생길까 봐 집안 여기저기 대여섯 개의 가습기를 틀어 놓아 수분 밸런스를 맞춘단다.


요즘처럼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설마 굶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 라면 하나로 하루 세끼를 나눠서 먹는 사람도 있고, 새벽부터 무료급식소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애망빙을 아세요?


반면에 어떤 사람은 디저트로 호텔의 8~9만 원대의 '애망빙' 즉 애플망고 빙수를 먹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금가루 뿌린 애망빙도 출시했다는데 호사스러운 디저트를 먹는 사람들이 12시에 배식을 받기 위해 새벽 다섯 시부터 무료급식소에 줄 서서 기다리는 심정을 알리 없다.

더구나 그때 먹는 밥이 하루의 전부라는 것 역시 알리가 없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하루 24시간 주어지는 시간이 똑같다는 말도 의미 없고, 누구나 하루 세끼를 먹는다는 말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또 공평을 얘기할 때 '하늘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한 개 가진 사람은 한 개의 고민이 있고 백개 가진 사람은 백개의 고민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재벌은 가진 것만큼의 고민과 걱정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재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고민은 재벌 못잖게 많을까?

그 논리대로라 나는 가진 것으로 따졌을 때는 가난하지만 고민의 양으로 따졌을 때는 재벌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이도 저도 아니니 그 말도 맞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재벌과 나의 고민은 질적으로 다르다?

"재벌과 나는 고민의 질이 다르려나? 아무렴 그렇겠지?"

어쨌거나 그렇다면 결국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 되는데 에 대해 얘기한 사람이 있다.


부와 권력과 명예 등 모든 것을 다 가졌고, 가진 것을 기부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과 나눌 줄도 아는 빌 게이츠가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으며, 이 사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으며 그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우리에게 권고하고 있다.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맞는 것이 우리 집 정원의 잔디를 봐도 저 멀리서 보면 빈틈없이 짙고 푸르른 것 같지만 정작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듬성듬성 빈 곳이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걱정 근심 하나 없고 화목해 남부러울 것이 없는 단란한 가정 같지만 그 속내를 알고 보면 예상과 달리 오만가지 걱정 근심이 있다.


계절 감각을 못 느낄 정도로 에어컨과 보일러를 틀어 놓고 사는 사람도 자세히 들여다볼라치면 자식을 낳지 못해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쇼윈도 부부처럼 살고 있다.

그녀는 허전한 마음과 남편의 빈자리를 물질적인 것과 반려견, 반려묘로부터 채운다.


디저트로 애망빙을 먹는 사람도 십만 원에 육박하는 애망빙을 먹을 능력이 돼서 먹기보다는 SNS에 올리기 위해 최고급 호텔을 찾는다.

그의 SNS에는 명품 옷을 입고, 명품 가방을 들고 찍은 사진으로 도배가 됐지만 막상 주머니 사정을 보면 직장생활 7년 차에 모아놓은 돈은 한 푼도 없고 마이너스통장으로 겨우 생활한다.

SNS의 좋아요와 바꾼 마이너스 인생인 것이다.



누군가는 그의 SNS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며 어제 먹은 팥빙수 한 그릇에 행복감을 느꼈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분명  어제는 더위를 날려준 팥빙수 한 그릇에도 마냥 행복했는데 오늘은 SNS에 올라온 애망빙으로 인해 불행하기 짝이 없다.

이 모든 것이 남과의 비교에서 나온 정서적 감정이다.


그런데 속내를 알고 보면 차곡차곡 저축하고 알뜰살뜰 살고 있는 본인이 더 부자라는 것을 SNS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허세스러운  모습만으로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세상은 정말 공평할까?

이쯤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세상은 공평하다는 말이 맞는 것인가?

만큼 살았지만 아직도 세상이 공평한지 불공평한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공평한 것 같기도 하다가 또 어떨 때는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단전부터 울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어디에다 포커스를 맞추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나에게 없는 것을 쫓다 보면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다.

반면에 나에게 있는 것에 만족하고 살다 보면 발전이 없고 그날이 그날이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나에게 있지만 맘에 안 드는 듬성듬성 빈틈 투성이가 아이러니하게도 멀리서 보는 남들 눈에는 짙고 푸른 잔디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세상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저 나는 내 쪼대로, 살아왔던 대로 살아가면 된다.


어느 날은 이불 킥을 하며 후회하고 우울한 날도 있겠지만 어느 날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토닥토닥 자신을 위로하는 날도 있다.


살다 보면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는 법이니까.

매일 맑은 날만 있으면 땅이 사막처럼 변해 풀 한 포기조차 살 수가 없지 않을까?

또 매일 흐리고 비가 오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비에 잠기고 휩쓸려 떠내려가 이 역시 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맑은 날도 있고 적당히 흐린 날도 있고 때로는 비도 와야 된다.

우리네 인생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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